세계 최대 반도체기업 인텔이 주력사업인 PC용 CPU의 실적부진에 대응해 강도높은 체질개선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인텔이 그동안 독점체제를 구축하고 있던 서버용 반도체시장에서 경쟁이 본격화되고 사물인터넷 반도체 성장도 부진하는 등 신사업 분야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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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 |
삼성전자가 인텔을 뛰어넘고 세계 1위 반도체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시기가 빨리 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21일 “인텔의 신사업 성장이 늦어 PC용 반도체 실적부진을 만회하기 역부족”이라며 “서버와 사물인터넷 반도체에 대한 사업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텔은 올해 2분기 매출 135억 달러, 영업이익 13억 달러를 냈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4% 줄었다.
최근 PC용 반도체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어지며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텔은 2017년까지 전체의 11%에 해당하는 1만2천 명의 직원을 구조조정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당분간 많은 비용이 들 것”이라며 “서버용 반도체 등 신사업 성장률도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고평가했다.
인텔의 매출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PC용 반도체 매출은 연간 3%의 감소를 보였다. 서버용 반도체매출의 연간 성장률은 5%, 사물인터넷 반도체의 성장률은 2%에 그쳤다.
인텔이 지난해부터 대규모 체질개선작업을 이어온 이유는 세계시장에서 PC 수요둔화로 PC용 반도체사업 실적이 계속 부진하자 서버와 사물인터넷 분야에 집중해 새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신사업분야의 실적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인텔 주가는 실적 발표 뒤 하루만에 3% 가까이 하락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인텔의 미래로 꼽히는 신사업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것은 큰 문제”라며 “반도체업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가운데 타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는 “PC용 반도체사업 실적은 계속해서 부진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서버와 사물인터넷사업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전 세계 서버용 반도체시장을 99%에 가까운 점유율로 독점하고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와 AMD 등 그래픽반도체기업들이 점차 서버분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이 지금과 같은 실적부진에 계속 빠질 경우 삼성전자가 이른 시일 안에 인텔을 뛰어넘고 반도체 매출 1위 업체로 도약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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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인 3D낸드 기술력에서 가장 앞서 있어 올해 하반기부터 낸드플래시 수요급증에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인텔은 올해 상반기에 매출 266억 달러를 올렸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200억 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반도체에서 매출 234억 달러 정도를 올리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내년부터 인텔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포브스는 “세계 반도체기업들은 저마다 경쟁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며 “인텔이 신사업으로 PC용 반도체 실적둔화를 만회하지 못한다면 세계시장에서 왕좌를 지키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