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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태수 GS홈쇼핑 사장 |
허태수 GS홈쇼핑 사장이 KT렌탈 인수를 노리고 있다. 국내 렌터카 업계 1위인 KT렌탈을 인수하면서 신사업 개척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KT렌탈의 비싼 인수가격을 감안하면 GS그룹의 지원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허태수 사장이 최근 KT렌탈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GS홈쇼핑 관계자가 15일 전했다. 인수합병업계의 한 관계자는 “허 사장이 KT렌탈 인수와 관련된 조사를 GS홈쇼핑 기획전략 부서와 국내외 투자은행(IB) 및 회계법인에 맡겼다”고 말했다.
KT가 매물로 내놓은 KT렌탈은 지난해 매출 8852억 원에 영업이익 970억 원을 거둔 건실한 기업이다. 25.4%의 시장 점유율로 국내 렌터카 업계 1위다. 올해 매출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누구나 탐내는 ‘알짜매물’이다.
업계는 허 사장이 GS홈쇼핑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 과정에서 렌터카 사업을 선택하게 됐다고 분석한다.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 국내 렌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KT렌탈을 인수하려 한다는 것이다.
허 사장은 이미 2012년 정수기 렌탈업체인 코웨이 인수전에 뛰어들며 렌탈시장 진출을 시도했던 적이 있다. 당시 허 사장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밀려 코웨이 인수에 실패했다.
한국렌탈협회에 따르면 국내 렌탈 시장 규모는 2006년 3조 원에서 지난해 10조 원을 넘어섰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2016년 시장규모가 25조9천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최근 불황이 지속되면서 자동차처럼 초기 구입비용 부담이 큰 제품들을 렌탈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KT렌탈의 개인 장기렌터카는 2010년 1689대였는데 매년 두 배에 이르는 증가율을 기록하며 지난해 1만4104대까지 늘었다.
허 사장은 KT렌탈의 높은 시장 지배력을 감안해 KT렌탈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홈쇼핑과 KT렌탈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홈쇼핑은 쇼호스트를 통해 체계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설명할 수 있다. 또 여러 고객의 상담문의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콜센터도 보유하고 있어 가장 효과적인 렌탈상품 판매채널로 각광받는다.
KT렌탈은 올해 롯데홈쇼핑에서 진행한 두 차례 방송에서 1만4천 건의 주문전화를 기록하며 인기가 높았다. 경쟁사인 SK네트웍스의 렌터카 상품도 3회 방송에서 1만6천 건을 기록했다.
허 사장은 아직 인수전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KT렌탈이 아직 매각주간사와 회계법인을 선정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일단 시장상황을 주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코웨이 인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실무를 꼼꼼히 따져보겠다는 생각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KT렌탈 인수전의 가장 큰 변수는 가격이라고 본다. KT렌탈의 기업가치가 큰 만큼 인수가격은 최소 5천억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GS홈쇼핑과 함께 KT렌탈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현대캐피탈이나 SK네트웍스가 참여해 인수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7천억 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허 사장이 KT렌탈을 품으려면 GS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GS홈쇼핑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2630억 원 정도로 예상 인수가격에 한참 못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