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저금리 영향으로 순이익이 향후 5년 동안 40%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조재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15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41회 보험 CEO 및 경영인 조찬회’에서 “보험사들이 2015년에 거둔 순이익을 1이라고 가정할 경우 2020년 순이익은 0.6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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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재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15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보험 CEO 및 경영인 조찬회'에서 주제발표하고 있다. |
보험사들이 저금리로 역마진 손실을 입고 있는 데다 주요 투자자산인 채권운용이익도 시장금리 하락으로 줄어들고 있어 전반적인 수익 감소를 피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역마진은 보험사에서 고객에게 받는 보험료보다 더 많은 보험금을 돌려줘 손실을 입는 것을 말한다.
조 연구위원은 “보험사들이 금리연동형 상품을 늘리고 있지만 금리확정형 부채의 비중이 여전히 높다”며 “금리연동형 상품도 공시이율보다 최저보증이율이 높은 계약이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험사들은 1990년대에 높은 운용자산이익률을 기반으로 연 5% 이상의 고금리 확정이율 장기보험상품을 대량판매했다. 그러나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보험회사들은 1분기 기준으로 평균 운용자산이익률 3.9%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보험사들이 주로 투자하는 채권인 국고채 10년물 금리의 경우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결정의 여파로 역대 최저 수준인 1.3%대까지 떨어졌다.
보험사들은 주력 보험상품의 최저보증이율을 대부분 1.5%로 잡고 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채권 등에 투자해 얻은 이익보다 더 많은 보험금을 고객에게 돌려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 연구위원은 “일본, 대만, 독일 등 한국과 비슷한 과정을 겪은 국가들은 보험사에서 역마진에 대비해 책임준비금을 추가로 적립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며 “가격자유화와 해외투자규제 완화 등 책임준비금 재원 확보를 돕는 정책들도 시행됐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위원은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에 따른 신지급여력(RBC)제도도 점진적으로 도입해 연착륙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회계기준 2단계과 신지급여력제도는 보험사에서 보험금 지급에 대비한 책임준비금을 계산할 때 보험계약 당시의 금리 대신 시가(현재 시점의 시장금리)를 적용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가령 현재 시장금리가 1%고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금리가 10%면 보험사는 이전보다 9%포인트만큼 책임준비금을 더 쌓아야 한다.
보험사들은 국제회계기준 2단계과 신지급여력제도를 적용하면 책임준비금을 최대 수십조 원까지 추가로 적립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유럽의 경우 신지급여력제도와 비슷한 내용을 담은 회계기준 ‘솔벤시Ⅱ’를 2016년 1월에 도입했는데 2001년부터 16년간 이 제도에 대한 영향평가를 진행했다. 보험사들은 그동안 자본을 확충하고 주력 판매상품도 변경해 회계기준 강화에 대비할 수 있었다.
조 연구위원은 “저금리에 따른 부채가치의 증가로 보험사들은 자기자본을 상당한 규모로 확충해야 하는데 신지급여력제도가 너무 이르게 도입되면 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며 “신지급여력제도 시행시기와 경과조치 등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