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곽수윤 DL건설 대표이사가 사전 위험관리로 다져진 체력 기반 위에서 수익성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DL건설은 과거 법정관리 경험이 있어 사업위험과 부채비율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곽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온 이익 개선을 올해도 이어가려 한다.
 
DL건설 위험관리로 내년까지 실적 성장 전망, 곽수윤 이익체력 더 키운다

▲ 곽수윤 DL건설 대표이사가 위험관리로 다져진 체력을 기반으로 수익성 확대를 꾀한다.


6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DL건설은 2024년까지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가뭄에도 자라는 나무가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DL건설은 주택사업 수주 때 기성불 방식으로 사업위험을 사전에 관리해 공사비를 떼일 위험이 낮다”며 “맡은 현장을 완공하기만 하면 2024년까지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DL건설은 2020년 삼호와 고려개발이 통합해 ‘대림건설’로 출범했다. 삼호와 고려개발은 DL이앤씨(옛 대림산업)의 계열사였다. 이 뒤에 2021년 3월 DL건설로 이름을 바꿨다. 

삼호와 고려개발은 모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경험했다. 삼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1월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고려개발은 과거 용인 성복지구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서 착공조차 하지 못한 상황에서 대출 만기 연장을 시도했으나 대주단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2011년 11월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후 삼호는 2016년 12월, 고려개발은 2019년 11월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DL건설은 과거 아픈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주택사업 수주 때 기성불 방식으로 사전 사업위험 관리에 나섰다. 분양경기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이런 노력이 빛을 볼 수 있게됐다.

기성불 방식은 조합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토지비와 공사비의 자금을 조달하고 공사 진행률에 따라 시공사에게 공사비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다른 방식으로는 분양수익이 생기면 공사비를 받는 분양불 방식이 있다. 

분양불 방식에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이 토지비와 초기 사업비 확보 수준에 그치게 되면 시공사가 공사비를 자체적으로 충당해야 하기에 사업위험이 높다.

분양불 방식은 위험을 지는 대신 수익성을 높일 수 있지만 최근과 같이 분양 시장이 얼어붙으면 공사비 회수가 어려워진다. 반대로 기성불 방식은 수익성은 낮지만 분양 성적에 관계 없이 안정적으로 공사비를 회수할 수 있다.

곽수윤 대표는 고려개발의 워크아웃 시절인 2018년 11월부터 대표이사 전무를 맡았고 지난해 11월 DL건설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어려운 시절 주택 전문가로서 사업위험을 관리해온 만큼 올해부터 이익체력 회복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DL건설은 2022년 1분기 별도 기준으로 매출 3333억 원, 영업이익 39억 원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대형 프로젝트가 준공돼 매출 공백이 있는 상황에서 건설자재값 상승 영향이 더 큰 물류센터 현장에서 이익률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분기에 영업이익 276억 원, 3분기 195억 원, 4분기 301억 원으로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DL건설은 2022년 매출 1조9624억 원, 영업이익 811억 원, 순이익 176억 원을 거뒀다. 2022년보다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64.7%, 순이익은 68.4% 감소한 것이다. 

DL건설은 올해 매출로 연결되는 주택착공이 늘어나 곽 대표가 수익성 개선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DL건설의 주택착공 목표는 1만1900세대로 전년(1만1447세대)보다 447세대 늘었다. 모회사인 DL이앤씨(9080세대)보다도 주택착공 목표가 많다. DL건설의 착공물량은 수도권에만 9600세대로 구성된 만큼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힘입어 DL건설은 매출 목표도 지난해 매출보다 22.2% 증가한 2조4천억 원으로 내놨다. DL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74.9%, 순현금 4369억 원을 보유해 탄탄한 재무구조도 갖추고 있다. 

곽 대표는 1992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했고 대림산업(현 DL이앤씨) 시절부터 25년 이상 근무한 주택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1992년 대림산업에 입사해 2012년 주택사업 건축기술팀장 및 NHN춘천 현장소장 등을 거쳐 대림산업 주택산업 주택기획 담당 상무보로 승진했다. 

2017년 1월 대림산업 주택사업본부 주택기획 담당 상무에 올랐고 2018년 11월 고려개발 대표이사 전무를 맡았다. 

DL건설 관계자는 “2023년에는 주택중심에서 일반건축(물류센터 등), 디벨로퍼 등으로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사업위험 관리에 더욱 고삐를 죄려 한다”며 “건설자재값 상승 등 여파 등 건설업계 환경이 쉽지 않지만 이익률 개선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