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가운데)이 경상북도 구미시 공단동 LG이노텍 구미4공장에서 열린 FC-BGA 신공장 설비 반입 행사에 참석했다. < LG이노텍 > |
[비즈니스포스트] LG이노텍이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를 글로벌 1등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30일 LG이노텍에 따르면 최근
정철동 대표이사 사장 등 LG이노텍 주요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구미 FC-BGA 신공장에서 설비 반입식을 진행했다.
FC-BGA는 반도체기판 가운데 제조가 가장 어려운 제품으로 고성능 및 고밀도 회로 연결을 요구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주로 사용된다. 비대면 확산과 반도체 성능 향상으로 수요가 급증하는데 비해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가 적어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분야다.
일본 후지키메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기판 시장 규모는 2022년 80억 달러(9조8800억 원)에서 2030년 164억 달러(20조2540억 원)로 연평균 9%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2022년 6월 인수한 총 연면적 약 22만㎡ 규모의 구미4공장에 최신 FC-BGA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신공장은 올해 상반기까지 양산체제를 갖춘 뒤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FC-BGA 신공장은 인공지능(AI), 로봇, 무인화, 지능화 등 최신 디지털전환(DX) 기술을 집약한 스마트공장으로 구축된다.
신공장 양산이 본격화하면 글로벌 FC-BGA 시장 공략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모뎀용 및 디지털TV용 FC-BGA 기판에서 나아가 PC, 서버용 제품 개발에도 한층 속도를 낼 수 있다.
LG이노텍은 이미 2022년 6월 네트워크 및 모뎀용 FC-BGA 기판과 디지털TV용 FC-BGA 기판 양산에 성공해 현재 글로벌 고객사 대상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뒤 수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FC-BGA는 통상 시장 진출 뒤 본격적인 제품 양산까지는 2~3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이노텍은 양산 시점을 단축한 배경으로 통신용 반도체 기판 사업을 통해 축적한 혁신 기술력과 기존 글로벌 기판 고객사들의 두터운 신뢰를 꼽는다.
LG이노텍은 FC-BGA 기판과 제조 공정 및 기술이 유사한 무선주파수 패키지 시스템(RF-SiP)용 기판, 5G 밀리미터파 안테나 패키지(AiP)용 기판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고성능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사용되는 플립칩 칩스케일 패키지(FC-CSP) 기판 분야에서도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LG이노텍은 50년 이상 기판소재사업에서 축적한 독자적인 초미세회로, 고집적·고다층 기판 정합(여러 개의 기판층을 정확하고 고르게 쌓음) 기술, 코어리스(반도체 기판의 코어층 제거) 기술 등을 FC-BGA 개발에도 적극 활용했다.
통신, 반도체, 가전 분야의 장기간 파트너십을 통해 쌓아온 기존 고객사와 신뢰도 양산 시점 단축에 크게 기여했다. FC-BGA 기판은 반도체 기판의 일종으로 RF-SiP용 기판, AiP용 기판 고객사와 주요 고객사가 대부분 일치한다.
기존 구미2공장의 파일럿 생산라인을 활용한 신속한 양산 대응, 철저한 공급망 관리, 주요 설비의 빠른 입고 등 양산을 위한 LG이노텍의 전방위 노력 역시 양산 시점을 당기는데 주효했다.
LG이노텍은 FC-BGA 신공장 구축과 첫 양산 경험을 기반으로 글로벌 고객사 확보를 위한 프로모션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022년 FC-BGA 시설과 설비에 4130억 원 투자를 시작으로 단계적인 투자를 지속해 나갈 방침을 세웠다.
정철동 사장은 "FC-BGA 기판은 그동안 글로벌 1위 기술력과 생산성으로 기판소재시장을 선도해온 LG이노텍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다"며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로 FC-BGA를 반드시 글로벌 1등 사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