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현대차 2세대 코나, 소형SUV라는데 이 고급스러움은 뭐지?

▲ 27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어 고양에서 현대차 코나 시승행사가 열렸다. 사진은 '디 올 뉴 코나' 정측면.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차급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상품성을 갖춘 디 올 뉴 코나를 통해 시장의 판도를 깨는 한 단계 높은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8일 열린 코나 출시행사에서 이렇게 자신감을 보였다.

코나는 2017년 6월 출시 6년 만에 처음 완전변경(풀체인지)를 거친 2세대 모델이다. 코나는 출시 이듬해부터 소형SUV 1위 자리를 꿰찼으나 덩치를 키운 경쟁 차종들에 밀려 지난해 연간 판매 7위로 국산 소형SUV 가운데 최하위권 순위에 머물렀다.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하고 나타난 신형 코나가 국내 대표 소형SUV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 신형 코나를 직접 타봤다.

◆ 확 달라진 미래적 외관, 고급사양 갖춘 룰 브레이커

27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어 고양에서 현대차 코나 시승행사가 열렸다.

시승차량으로는 코나 가솔린 1.6 터보 2륜구동 모델의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에 보스(BOSE) 프리미엄 사운드, 주차보조 옵션인 파킹어시스트, 와이드 선루프, 빌트인 캠2 등 모든 옵션이 다 들어간 3357만 원(개별소비세 3.5% 기준)짜리 차량이 제공됐다.
 
[시승기] 현대차 2세대 코나, 소형SUV라는데 이 고급스러움은 뭐지?

▲ '디 올 뉴 코나' 측면. <비즈니스포스트>

신형 코나는 풀체인지 모델 답게 외관을 확 바꿨다.

코나는 내연기관 모델을 기본으로 하는 일반적 신차와 달리 전기차 모델부터 디자인한 뒤 모델 별로 이미지를 다듬었다.

이에 기존 신차들은 내연기관 모델에 그릴을 막는 수준의 변화를 전기차 모델에 적용하는 데 그쳤으나 신형 코나는 모델별로 미래적 이미지를 강화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신형 코나에 다가서면 부드럽게 떨어지는 보닛 라인 끝에 자리잡은 수평형 램프가 시선을 잡아챈다. 수평형 램프는 포지셔닝 램프(미등)와 주간 주행등(DRL)을 단절감 없이 하나의 라인으로 통합해 미래적 이미지를 자아낸다. 

옆에서 보면 아이오닉5와 투싼에 적용됐던 대각선의 날카로운 캐릭터 라인을 중심으로 각지고 울퉁불퉁한 모습이 나타나 강건하고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뒷면에도 일자형의 테일램프가 적용돼 간결하고 미래적 디자인을 마감한다.

실내에 들어서면 12.3인치 클러스터와 12.3인치 내비게이션이 통합된 수평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와 그 옆으로 엠비언트(은은한) 무드램프가 이어져 고급스런 첨단의 감성을 자아낸다. 
 
[시승기] 현대차 2세대 코나, 소형SUV라는데 이 고급스러움은 뭐지?

▲ '디 올 뉴 코나'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는 출시 행사에서 코나를 '룰 브레이커'라고 소개했다. 기존 소형SUV 틀을 깨는 혁신적 상품성을 갖췄다는 뜻이다.

신형 코나는 준중형 스포티지에 들어간 10.25 내비게이션 보다 한 단계 높은 옵션을 달고 '룰 브레이커'의 면모를 뽐내는 듯도 했다.

신형 코나는 소형SUV 최초로 OTA(무선업데이트) 기능 탑재해 탑재된 기능들을 최신 사양으로 유지할 수 있다.

몸집을 키운 신형 코나의 실내 공간은 소형SUV 차급과 어울리지 않게 여유롭게 느껴졌다. 

신형 코나의 전장은 4350mm, 휠베이스는 2660mm로 기존 모델보다 각각 145mm, 60mm 길어졌다. 

기아 소형SUV 셀토스보다 전장은 짧지만 실내공간에 영향을 주는 휠베이스와 전폭은 더 길고 더 넓다.

기존모델보다 시트 두께가 30%가량 얇아져 운전석은 물론 2열에 앉았을 때 다리를 놓을 공간에도 여유가 있었다.

넓은 수납공간은 공간활용성을 더 높여준다. 신형 코나는 기어 노브(변속 손잡이)를 스티어링 휠로 옮겨 센터콘솔을 넓게 활용할 수 있고 조수석 대시보드 아래에도 수납공간을 만들어 휴대품들을 놓기 편리해 보였다.

◆ 단단한 주행성능으로 운전의 재미 선사, 소형SUV 소비자 선택지 넓힌다

시승은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지하주차장에서 경기도 파주시의 한 카페를 들렀다 돌아오는 왕복 약 80km 구간에서 진행됐다.

실용적 스펙을 갖춘 신형 코나는 시승 구간에서 경쾌한 운전의 재미를 전해줬다.

주차장을 벗어나 도로에서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가볍게 치고 나갔다. 크지 않은 엔진을 얹고도 추월을 하거나 속도를 내야할 때 원하는 만큼 충분한 힘을 내줬다.

시승차량은 가솔린 1.6 터보 엔진에 스마트스트림 8단 자동변속기를 물려 최고출력 198마력, 최대토크 27.0kgf·m의 성능을 낸다.

고속도로에서의 가속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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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 올 뉴 코나' 주행. <비즈니스포스트>

다소 단단하게 맞춰진 서스펜션은 노면의 진동을 느끼게 하는 편이었지만 그런 만큼 속도를 올릴수록 땅에 착 붙어가는듯한 안정적 주행성능을 보였다.

정숙성은 무난했다. 100km/h 이상 고속 주행에서 높지 않은 주파수의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낮은 볼륨의 라디오를 듣기에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었다.

기점지인 카페에 다가가면서 나타난 거친 커브 구간에서는 운전의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스티어링을 다소 과격하게 돌려도 시승차량의 컴팩트한 차체는 즉각적이고 경쾌한 움직임을 보였다.

반자율주행 기능의 사용성이 크게 높아진 것은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기존 현대차 모델들은 스마트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활용할 때 낮은 차급일수록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어도 간간히 힘을 꽉 주지 않으면 경고메시지와 함께 경고음이 울려 성가신 일이 많았다. 

신형 코나는 스티어링 휠 민감도를 높여 이런 문제점을 완전히 해소한듯 했다. 반자율주행을 할 때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약 10초 뒤 경고음이 울리고 손을 갖다대면 원상복귀된다.

신형 코나는 기존 소형SUV보다 한층 높은 상품성을 갖춘 것으로 느껴졌지만 가격이 비싼 점은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신형 코나는 준중형SUV인 투싼과 시작 가격 차이가 47만 원에 그친다. 또 기존 코나 모델의 엔트리 트림인 스마트 트림이 삭제되면서 시작가격은 300만 원 가량 높아졌다.
 
[시승기] 현대차 2세대 코나, 소형SUV라는데 이 고급스러움은 뭐지?

▲ '디 올 뉴 코나' 후면. <비즈니스포스트>

새 코나의 가격 상승에는 소형SUV를 구매하는 소비패턴의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 늘면서 소형SUV는 '낮은 차급'의 입문차 역할에 그치지 않고 큰 차가 필요없는 소비자들이 찾을 수 있는 고급 옵션도 갖춰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소형SUV 라인업에 코나보다 낮은 차급으로 베뉴를 갖추고 있다.

신형 코나 가솔린 1.6 터보 모델 판매가격은 개별소비세 3.5%를 기준으로 △모던 2537만 원 △프리미엄 2759만 원 △인스퍼레이션 3097만 원이다.

1시간30분가량 이어진 80여 km의 시승 코스에서 신형 코나의 연비는 리터당 11.4km를 보였다. 시승차량의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12.2km다.(19인치 타이어 기준)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