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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MBK파트너스 인수회사 되팔기 고전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4-07-10 15: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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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주, MBK파트너스 인수회사 되팔기 고전  
▲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국내 최대 사모펀드투자회사인 MBK파트너스가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씨앤앰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인수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길어졌는데, 그 사이 씨앤앰은 잇단 논란으로 기업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HK저축은행 등 MBK파트너스가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다른 매물도 전망이 썩 밝지만은 않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바이아웃 능력에 대해 물음표가 붙고 있다. 바이아웃은 기업을 사서 가치를 높인 뒤 되파는 것을 말한다.

사모펀드투자회사 MBK파트너스가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씨앤앰 매각에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MBK파트너스와 맥쿼리PEF는 지난해 말 매각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하고 씨앤앰 매각작업에 착수했다.

씨앤앰은 매각가격이 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인수합병 시장의 대어로 꼽혔다. 유력 인수후보로 CJ그룹, SK그룹, 롯데그룹, 현대백화점, GS그룹, 태광그룹 등이 거론됐다. 씨앤앰을 인수할 경우 KT스카이라이프와 올레TV를 거느린 KT와 맞먹는 규모로 덩치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인수의사를 밝힌 곳은 태광 계열사 티브로드홀딩스 단 한 곳에 불과했다. 매각가격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와 맥쿼리PEF는 2007년 씨앤앰을 공동인수하면서 가입자 1명당 가치를 100만 원 이상을 평가해 2조 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현재 가입자 1명당 가치는 50만 원 수준으로 6년 전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씨앤앰 인수전이 흥행에 실패하자 MBK파트너스와 맥쿼리PEF는 분할매각, 해외상장 등 다른 방법을 모색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인수의사를 밝힌 티브로드홀딩스와 협상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티브로드에 최근 인수합병 전문가가 고문으로 들어갔고 씨앤앰 인수를 추진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티브로드가 씨앤앰을 인수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가격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 미지수다. 게다가 씨앤앰은 물량 밀어내기에 이어 최근 하청업체 직장폐쇄 논란으로 기업 이미지가 상당히 실추된 상태인 탓에 티브로드로서 MBK파트너스가 기대하는 가격을 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씨앤앰 정규직 노동조합 9일 MBK파트너스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씨앤앰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며 “씨앤앰과 대주주사 MBK파트너스, 맥쿼리 등에 그 책임을 묻기 위해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씨앤앰은 지난해 노조와 협력업체를 변경할 때 조합원의 고용승계를 약속하는 포괄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씨앤앰은 최근 고용승계는 협력업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더 이상 관여할 수 없다고 발을 뺐다. 그 결과 씨앤앰과 계약이 만료된 하청업체 3곳의 직원 74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노조는 “씨앤앰의 노사합의 파기는 맥쿼리와 MBK파트너스의 먹튀 본능 때문”이라며 “씨앤앰을 매각하고 투자분을 회수하려다 여의치 않자 노조를 파괴해 매각가격을 높이려 한다”고 주장했다.

씨앤앰은 5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물량 밀어내기’와 관련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씨앤앰 협력사들이 지난해 말 씨앤앰이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신규 가입자 유치를 강제하고 업무비용을 전가했다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데 따른 것이다.

유선방송업계 관계자는 “씨앤앰을 둘러싼 잇단 논란으로 매각은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며 “탐나는 매물이라고 해서 이미지가 좋지 않은 회사를 어느 누가 인수하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씨앤앰 매각 성공은 MBK파트너스 바이아웃 능력의 시금석으로 간주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현재 6조 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투자회사로 인수합병 시장의 큰 손이다. 그러나 기업가치를 높여 매입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되파는 바이아웃 능력은 검증된 적이 별로 없다.

MBK파트너스는 씨앤앰뿐 아니라 테크팩솔루션과  HK저축은행의 매각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테크팩솔루션의 경우 지난 5월부터 외국기업 2곳이 실사를 진행했으며 현재 인수후보가 1곳으로 좁혀진 상태다. 테크팩솔루션 매각가격은 4700억~480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MBK파트너스가 테크팩솔루션을 사들인 가격인 3900억 원보다 높은 가격이다. 하지만 앞서 매각된 동종 매물인 효성의 패키징사업부에 비해 매물 가치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HK저축은행 매각전망도 밝지 않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월 세 번째 HK저축은행 매각작업에 착수했다. HK저축은행은 앞서 두 차례 매각을 시도했다 실패한 적이 있는 '중고매물'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융사들이 매물로 많이 나온 상황이라 HK저축은행의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하고 팔지 않으면 이번에도 매각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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