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수입차 판매가 질주하고 있다. 특히 독일차의 질주가 무섭다. 수입차 판매 10대 가운데 7대는 독일차다.
신차 시장이 100만 대가 넘는 나라 가운데 독일차가 절대 강세를 보이는 나라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독일차가 강세를 보이는 까닭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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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4일 상반기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가 9만4263대로 전년 상반기 7만4487대보다 무려 26.5%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런 성장세라면 지난해 기록을 경신하고 연간 20만대 판매 신기록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독일차가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상반기 전체 수입차 가운데 독일차가 71.1%를 차지했다.
BMW가 2만268대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21.0% 성장세를 보이며 1위를 지켰다. 메르세데스-벤츠가 1만6642대, 폭스바겐이 1만5368대, 아우디가 1만3536대를 판매하는 등 전년 같은 기간 대비해 40% 이상 성장하며 선두를 맹추격하고 있다. 4위까지 모두 독일차가 차지했다.
독일차 외에 포드가 710대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30.2% 성장세를 나타내며 5위에 올랐다.
또 디젤차가 수입차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상반기 전체 수입차 가운데 디젤차가 6만4427대로 68.3%를 기록했다.
디젤차가 급성장하자 일본차나 국내차도 디젤차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일본 브랜드 인피니트가 디젤엔진을 탑재한 스포츠세단 Q50을 출시했다. 국내 완성차들도 말리부 디젤(한국GM), 그랜저 디젤(현대차), SM5 디젤(르노삼성차) 등을 내놓고 있다.
배기량으로 보면 2000㏄ 미만과 4000㏄ 이상만 전년 대비 점유율이 증가했다.
상반기 2000㏄ 미만 신규등록대수는 5만1868대로 전년 52.2%에서 올해 55.0%로 시장이 확대됐다. 또 4000㏄ 이상도 2775대가 판매돼 점유율이 전년 2.3%에서 2.9% 늘어났다.
반면 2000~ 3000㏄는 3만1286대(33.2%)가 판매돼 전년보다 판매량은 늘었지만 점유율면에서 0.2%포인트 감소했고, 3000~4000㏄는 8301대(8.8%)가 판매되는 데 그쳐 점유율이 12.1%에서 8.8% 줄었다.
상반기 잘 팔린 모델을 보면 BMW 520d(3863대)가 1위룰 굳건히 지켰고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3675대), 벤츠 E220 CDI(3052대), 폭스바겐 골프 2.0 TDI(2579대), 아우디 A6 3.0 TDI 콰트로(2509대)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독일차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로 고급차 브랜드에다 디젤차 중심으로 변화하는 수입차시장에 맞게 다양한 차종을 내놓고 있는 점을 꼽았다.
한 전문가는 “명품 브랜드에 약한 한국 특유의 사회문화적 분위기에서 독일차는 시승 없이도 입소문만 듣고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브랜드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며 “이런 브랜드 이미지가 독일차의 강세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연비가 좋은 디젤차를 찾는 최근의 흐름도 독일차의 강세에 한몫을 한다. 디젤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데 미국이나 일본차들은 변변한 디젤차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디젤차가 가솔린차보다 비싸지만 연비가 30% 정도 좋고 이제 정숙성 등이 가솔린차 못지 않다는 말에 넘어간다”며 “가솔린의 연비 향상도 좋아지고 있어 앞으로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독일차들이 다양한 차종을 내놓고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힌 점도 강점이다. BMW의 경우 80종 이상의 차종을 판매한다. 미국 포드나 일본 토요타가 10여종 수준인데 비해 차종이 매우 다양하다.
게다가 신차도 적극적으로 내놓는다. 최근 BMW는 전기차 i3를 내놨고, 벤츠는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에 이어 준중형 세단 C-클래스를 선보였다. 아우디도 소형 세단 A3와 플래그십 세단 A8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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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가 4월2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 플라자 아트홀에서 최초로 출시한 순수 전기차 i3를 공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