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신증권이 기업공개시장(IPO)에서 눈에 띄는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다.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조직개편 등을 통해 기업공개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았는데 그에 따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일 블룸버그 리크테이블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상반기 기업공개 주관실적은 1조9383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상반기에 쌓은 2365억 원은 물론 지난해 연간 주관실적 5817억 원도 훌쩍 뛰어 넘었다.
지난해 상반기 5위였던 주관실적 순위는 올해 2위로 뛰었다.
대신증권이 상반기에만 2조 원에 버금가는 주관실적을 쌓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효과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는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단군이래 최대규모'라는 수식까지 붙으며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상반기 전체 기업공개 공모규모는 13조6475억 원으로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홀로 12조7500억 원을 채웠다. 전체 규모의 93%에 이른다.
대신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공동주관사 자리를 차지하면서 1조8214억 원의 주관실적을 쌓을 수 있었다.
대신증권은 1999년 한국가스공사 상장 주관을 맡은 뒤 20년 넘게 조 단위 공모규모의 대어급 기업공개를 맡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상장한 카카오페이의 대표공동주관을 맡으며 오랜 침묵을 깨고 대어급 주관이력을 추가했는데 LG에너지솔루션 공동주관까지 맡으며 연타석 홈런을 날린 셈이다.
상장주관 시장에서 대신증권의 활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대신증권이 주관을 맡은 기업공개는 모두 5건이었는데 7월에만 1일 상장한 넥스트칩과 14일 상장하는 성일하이텍 등 주관실적이 추가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도 부지런히 중소규모 기업공개 실적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증시에 입성한 32개 기업 가운데 대신증권은 애드바이오텍, LG에너지솔루션, 풍원정밀, 가온칩스, 청담글로벌 등의 주관사로 활약했다.
이에 더해 대신증권은 6월 주관사단 선정을 마무리한 LGCNS 공동주관사 자리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LGCNS의 기업가치는 5조~7조 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공모규모 역시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서는 LGCNS 주관사단에 합류하며 또 하나의 대어급 주관이력을 예약해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오 사장은 LGCNS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 장소에 직접 참석해 주관사 자리를 따내는 데 공을 들이기도 했다.
대신증권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국내 증권업계를 이끄는 리딩 증권사 가운데 한 곳이었다. 당시 자본규모로 5위권 안에 자리했지만 지금은 10위권 수준으로 밀려났다.
증권업계 영업환경이 위탁매매 등 소매금융 위주에서 투자금융부문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변화의 시기에 대신증권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결과였다는 평가가 시장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에 2020년 대표이사에 오른 오 사장은 투자금융부문을 키우는 데 힘을 쏟아 왔는데 그에 따른 성과를 기업공개 주관시장에서 하나 둘 수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2020년 대신증권은 조직개편을 단행해 IB부문 산하에 다른 본부들과 묶여 있던 IPO본부를 따로 분리했다. 여전히 IB부문에 속해있지만 IPO담당을 새로 만들었고 그 아래에 IPO부를 둬 힘을 실었다.
2021년에는 IPO 1본부와 2본부 체제를 만들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대신증권의 기업공개 주관실적은 2019년 2812억 원, 2020년 1203억 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5817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올해에는 2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0일 대신증권은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오 사장은 이때 본사 5층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변신해 직원들에게 커피를 내려주며 소통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평소에도 인재를 중요하게 생각해 온 오 사장은 "직원들과 자주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