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준호 기자 junokong@businesspost.co.kr2022-06-29 15:2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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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B국민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알뜰폰 사업인 '리브모바일(리브엠)'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의미있는 가입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과 통신데이터의 결합을 통한 혁신서비스 제공이라는 당초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가입자 확보가 필수적인 만큼 앞으로 금융의 새로운 혁신서비스로 평가받는데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KB국민은행 본점. < KB국민은행 >
다만 기존 알뜰폰 업계에서는 리브모바일을 겨냥해 금융권의 통신업 진출이 시장을 교란한다는 성명을 내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2023년 4월 리브모바일의 혁신금융서비스 평가기한이 만료되는 만큼 최근 가입자 증가를 통해 금융권의 통신업 진출을 위한 발판이 마련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몰린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내년 4월 혁신금융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최근 리브모바일이 가입자 확보에 속도를 내면서 금융권에서도 차차 통신업 진출을 검토하는 곳들이 생겨날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2019년 말 금융업계 최초로 리브모바일을 선보이면서 통신업에 진출했다. 금융사업자의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금융위원회에서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KB국민은행은 공식적으로는 리브엠 가입자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가입자 수가 3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2021년 초 까지만해도 약 10만 명 수준에 그치던 것과 비교하면 1년여간 비약적인 고객확대를 이룬 셈이다.
현재 리브모바일은 LG유플러스의 통신망만을 사용하고 있는데 3분기 안으로 SK와 KT의 통신망을 활용한 상품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자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상반기 알뜰폰 사업자별 만족도 조사에서 리브모바일은 소비자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리브모바일의 체감 만족률은 78%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리브모바일은 △요금 △이미지 △프로모션·이벤트 △부가서비스·혜택 항목에서 다른 알뜰폰 사업자를 크게 앞섰다.
이처럼 알뜰폰 시장에서 리브모바일이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자 기존 알뜰폰 사업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특히 내년 4월 이후 금융과 통신에 대한 금산분리 원칙 완화가 나올 가능성에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24일 성명을 내고 "전기통신사업법 제38조의 개정 등 관련 제도의 보완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완화라는 이름으로 거대한 자본력을 보유한 금융기관까지 알뜰폰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금융회사 등 대기업이 도매대가 이하의 요금제와 사은품 등을 통해 출혈경쟁일 일으키면 중소 알뜰폰 사업자가 대항할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금융회사 가운데 알뜰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KB국민은행이 유일한 만큼 KB국민은행의 전략에 우려를 나타낸 셈이다.
앞서 4월에는 판매점주들이 모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가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리브모바일이 중소유통망 가입자를 뺏고 있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들은 윤 회장에게 △도매대가 이하의 요금할인과 과다 사은품 프로모션 등 일체의 불공정 경쟁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 △2023년 금융규제 샌드박스 종료 시점에 사업을 중단하고 알뜰폰 사업에서 철수할 것을 요청했다.
리브모바일의 혁신서비스 평가기한은 2023년 4월까지로 예정돼 있다. 이후 혁신성에 부합한다는 판단을 금융당국이 내리면 규제개선 및 법령정비 등을 통해 금융권의 통신업 진출길이 열리게 된다.
반면 소비자 피해 또는 시장 혼란이 우려된다고 판단되면 서비스를 종료하고 서비스 중간에도 지도·변경·중지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업계 내 반발이 향후 금융당국의 결정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은 알뜰폰 시장에서 중소사업자와 상생협력을 위한 노력을 최대한 펼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규모가 작은 알뜰폰 시장에 고객을 유입시키고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일에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알뜰폰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홍보 활동 및 정부기관과 지속적인 소통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알뜰폰 사업자들의 홍보 공간인 '알뜰폰 스퀘어' 설립을 지원하는 등 상생을 통한 통신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