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소니가 애플에 공급하는 카메라모듈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아이폰7에 들어갈 듀얼카메라를 독점적으로 공급할 가능성이 높아져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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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석 LG이노텍 사장. |
오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26일 “소니는 아이폰7의 카메라모듈 공급업체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며 “LG이노텍이 향후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니는 24일 실적발표회에서 4월에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일본 구마모토현에 있는 카메라모듈 공장의 피해가 예상보다 컸으며 이 공장에서 더이상 카메라모듈을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니가 구마모토 공장을 애플을 위한 카메라모듈 전용 생산라인으로 운영해 왔던 만큼 향후 애플 거래선을 잃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오 연구원은 “구마모토 공장은 소니의 유일한 애플향 카메라모듈 생산거점으로 피해복구에 들어가도 최소 5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애플은 9월에 출시될 아이폰7시리즈의 생산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에 소니를 공급사로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은 통상적으로 9월에 새로운 아이폰 모델을 내놓기 위해 7월부터 부품업체들에게 부품을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가 한두 달 안에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든 만큼 애플이 소니에게서 카메라모듈을 공급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사업의 부진으로 전체실적에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뜻밖의 호재를 맞게 됐다.
별다른 경쟁업체가 등장하지 않는 한 LG이노텍이 당분간 아이폰7에 탑재될 듀얼카메라 납품물량을 독점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 연구원은 “싱글 카메라모듈의 경우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낮지만 듀얼카메라는 LG이노텍과 소니만 제작이 가능한 상태”라며 “LG이노텍이 아이폰7의 듀얼카메라 초도물량을 독점적으로 생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이노텍은 애플에 대한 카메라모듈 공급점유율도 소니에게서 상당부분 빼앗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KTB투자증권은 소니의 카메라모듈 생산중단으로 LG이노텍의 애플 카메라모듈 점유율이 올해 안에 30%에서 41%로 높아지고 2017년이면 5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진성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애플 공급점유율 상승에 따라 카메라모듈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수익성도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증권 역시 소니의 가동중단 결정으로 LG이노텍의 애플 듀얼카메라 공급량이 올해 2700만 대, 2017년에 7300만 대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LG이노텍의 올해 카메라모듈 영업이익률 전망치도 3.7%에서 5.0%로 상향조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