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러시아가 올해 말까지 네온 등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특수가스의 수출 제한에 나서 전 세계 반도체업체들의 생산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업계에선 러시아의 수출 제한이 장기화한다면 부담스러운 것은 맞지만 생산에 당장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3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해 말까지 네온, 아르곤 등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특수가스를 수출하려면 특별 허가를 받도록 하는 비우호국에 대한 수출 제한을 시행한다.
러시아가 비우호국으로 지정한 국가는 한국, 미국, 일본과 EU 27개국 회원국 등이다.
수출 제한품목 중에서도 네온 가스는 반도체 생산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네온 가스는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에 전자 회로를 새길 때 쓰이는 ‘엑시머 레이저가스’의 주원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생산에서 네온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네온가스는 주로 심자외선(DUV) 노광 공정에서 사용되는데 낸드플래시 생산은 모두 DUV 공정에서 만들어진다. D램도 생산물량의 90% 이상이 DUV 공정을 채용하고 있다.
바실리 쉬박 러시아 산업통상부 차관은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모든 반도체 생산업체에게 고순도 가스는 필수적 물질"라며 "특히 네온이 그렇다"라고 말했다.
쉬박 차관은 "이번 수출 제한 조치가 새로운 공급망을 만드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러시아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전 세계 희귀 가스 공급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지난 3월 세계 최대 네온 가스 공급국가인 우크라이나의 네온가스업체 2곳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생산을 중단했다.
이에 로이터통신은 "이번 러시아의 이번 조치로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공급난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반도체업계에서는 러시아의 수출제한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당장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일본이 2019년 한국을 대상으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에 나섰을 때부터 주요 소재와 부품에 관한 공급망을 정비해두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의 특수가스 수출 제한이 장기화하면 부담스러운 건 맞지만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도체업계 다른 관계자는 "네온은 중국에서도 상당한 물량이 생산되는 데다 올해 연말부터 포스코에서 국내 생산도 이뤄져 러시아 수출 금지에 따른 단기적 생산 차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포스코는 올해 1월 특수가스 전문 소재기업 TEMC와 손잡고 포스코 광양제철소 산소공장 내 공기분리장치를 활용해 네온가스를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포스코는 하반기부터 고순도 본격적 고순도 네온가스 상업 생산을 시작하는데 연간 생산물량은 약 2만2천Nm
3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에서 필요한 네온가스의 약 16% 수준에 이른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