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중국 바이오회사 메이화성우 인수를 포기했다.
김철하 대표는 CJ제일제당을 글로벌 바이오회사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세워뒀는데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
|
▲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 |
하지만 여러 변수를 고려할 때 인수포기가 합리적 결정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CJ제일제당은 24일 “중국 바이오회사인 메이화성우(매화생물과학기술그룹)를 인수하기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견해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협상을 종결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1월 글로벌 바이오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메이화성우 인수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해각서를 체결하기까지도 3년이란 시간이 걸릴 만큼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이 메이화성우와 손을 잡게 되면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바이오업계의 판도를 바꿀 만한 파급력을 던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은 매화그룹을 인수해 아미노산 등 바이오산업의 구조적 재편이 가속화하길 기대했다”며 “하지만 협상이 무산된 만큼 향후 속도에 대한 기대치를 다소 낮춰야 할 것”이라고바라봤다.
박 연구원은 “다만 CJ제일제당이 아미노산 등 바이오산업에서 갖춘 기술과 총원가에 대한 경쟁력 우위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김철하 대표는 CJ제일제당을 식품회사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바이오회사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로 바이오사업에 투자를 확대해왔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바이오사업에서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는데 앞으로 메이화성우 인수가 고공성장의 발판이 돼 줄 것으로 기대됐다.
CJ제일제당이 메이화성우 인수로 가장 기대했던 효과는 ‘라이신가격 상승’과 ‘중국 MSG(식품첨가제)사업 확대’였지만 이번 인수포기로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CJ제일제당은 사료첨가제인 ‘라이신’ 분야에서 글로벌 2위 사업자다. 메이화성우는 라이신을 포함한 중국 바이오시장의 가격결정권을 쥐고 있는 회사로 평가받는다.
CJ제일제당이 메이화성우를 인수하면 라이신 등 바이오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점쳐졌다. CJ제일제당은 해외설비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바이오 가격안정이 중요하다.
또 CJ제일제당은 MSG 등 취약한 분야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메이화성우가 강점을 보유한 중국 MSG시장의 B2B사업은 연평균 물량이 10%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이 메이화성우 인수를 포기한 것이 합리적인 결정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이화성우를 놓고 인수금액의 적절성이나 투자효율성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다”며 “인수에 따른 기대효과를 고려했을 때 이번 인수 포기결정은 합리적”이라고 바라봤다.
메이화성우는 지난해 말에 높은 주가를 기록한 뒤 거래가 종료됐다. 지금 환율을 적용하면 시가총액이 5조1천억 원에 이르러 인수금액을 놓고 부담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인수가 성사됐다면 라이신 가격이 오르긴 했겠지만 증가폭에 따라 인수금액의 적절성을 놓고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며 “중국에서 라이신사업을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인수 뒤에 오히려 판매량이 감소할 위험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CJ제일제당이 메이화성우를 인수해 중국에서 바이오사업 구조조정의 주체가 된다는 사실이 중국측에서는 썩 반갑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CJ제일제당 주가는 24일 전일보다 1.42%(5500원) 하락한 38만2천 원에 장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