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주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현장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여 대표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인력 충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여 대표는 2월 말 취임 이후 한달 넘게 서울에서부터 제주도까지 50여개 지점을 빠짐없이 방문하며 현장 '스킨십' 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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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대표. |
여 대표가 일주일 중 3~4일이나 지방출장을 다니며 현장경영에 몰두하는 것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여 대표의 평소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여 대표는 현장경영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며 당면 과제 해결에 골몰하고 있다.
여 대표는 주진형 전 대표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았는데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겁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2014년 영업이익 125억원, 순이익 88억원을 냈지만 지난해 영업손실 166억원, 순손실 123억원을 보며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상반기 증시 호황에도 불구하고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에서 대규모 손실을 본 것이 치명타가 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주 전 대표의 ‘파격행보’로 심각한 내부갈등을 겪기도 했다.
주 전 대표는 지난해 증권업계 최초로 리서치센터 내에 기자와 소설가 등으로 꾸려진 편집국을 만들어 화제를 불렀다. 이 밖에도 서비스 선택제 도입, 연공서열제 폐지, 과당매매 제한 등 잇따른 ‘개혁조처’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주 전 대표의 변화에 반발해 결국 집단항명 사태를 낳기도 하면서 적지 않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여 대표가 최근 현장을 돌며 소통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주 전 대표의 일방통행식 조처에 문제가 있었다는 데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여 대표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인력충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 대표는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것도 인력부족이 한 요인이 됐다고 파악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의 직원수는 지난해 말 기준 1009명으로 2007년 3월(993명) 이후 가장 적다. 2013년 3월 푸르덴셜투자증권과 합병으로 1687명까지 늘었지만 이후 매년 수백명의 직원이 이탈하며 쪼그라들었다.
한화투자증권은 인력이 반토막이 난 리서치센터와 영업부 등을 중심으로 인력을 확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많이 위축됐던 사내 분위기가 여 대표 취임 이후 많이 바뀌고 있다”며 “직원들 사이에서도 ‘다시 한번 해보자’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여 대표는 한화그룹에서 금융전문가로 꼽힌다.
여 대표는 2002년 한화생명 인수 실무 총괄을 맡아 2010년 한화생명 기업공개(IPO) 작업까지 진두지휘했다. 그는 2014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방산 및 화학계열사를 인수할 당시 핵심실무를 맡아 한화그룹 미래 먹거리 창출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