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독일차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균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차 전성시대가 막을 내리고 수입차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까지 독일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 BMW, 폴크스바겐, 아우디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외하고 나머지 세 브랜드의 판매량이 일제히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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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출시한 신형 재규어 XF. |
특히 폴크스바겐은 18%, 아우디는 45%나 판매량이 감소했다. 두 브랜드는 올들어 지난달까지 공격적으로 판촉을 벌였지만 판매감소를 막지 못했다.
반면 재규어, 랜드로버, 포드, 볼보 등 다양한 국적을 보유한 브랜드들이 대거 약진하고 있다.
영국 브랜드 랜드로버는 3월 판매량이 2월보다 55%나 증가했다. 랜드로버와 같은 국내법인을 두고 있는 재규어도 3월 305대 판대되며 2월보다 111.8%나 늘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지난해 9975대를 팔았는데 올해 내부적으로 1만7천 대 판매도 기대하고 있다.
볼보는 지난달 488대를 팔며 2월보다 67.1%나 증가했다.
국내 수입차시장은 외환위기 전까지 미국차, 2010년 전후까지 일본차와 독일차가 함께 끌어오다 최근 5년 동안 독일차가 초강세 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랜드로버나 포드, 볼보 등 다양한 국적의 브랜드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브랜드들은 아직 수입차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미미한 편이다. 그러나 기존 독일차에 질린 소비자,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를 늘리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 프랑스, 스웨덴, 이탈리아 브랜드의 점유율은 12.4%다. 국가별 순위 2위인 일본(11.9%)의 점유율을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저유가로 디젤차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진 데다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량 조작사태가 깨끗하게 마무리되지 않고 계속 잡음을 일으키면서 독일차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이 고급화한 영향도 크다. 독일차가 흔해지자 차별화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재규어, 마세라티, 레인지로버 등 희소성 있는 차들로 갈아타고 있다.
이런 브랜드들이 다양한 차를 내놓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재규어 판매량은 재규어가 입문자용 모델 XE를 내놓는 등 기존보다 진입장벽을 낮춘 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수입차를 탈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볼보나 포드를 선택하기도 한다.
독일 브랜드들이 가격 할인공세를 퍼부으며 만회를 노리고 있지만 다른 브랜드 역시 마케팅을 강화하고 신차를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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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쉐 718 박스터. |
초고급 슈퍼카들도 한국시장을 놓고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마세라티, 롤스로이스, 포르쉐, 벤틀리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대표 슈퍼카 브랜드다. 이 브랜드들은 지난해 5504대가 판매됐다. 2014년의 3658대에서 50% 이상 증가했다.
마세라티는 지난해 국내에서 1200대 이상 팔리며 2014년보다 65% 이상 성장했다. 포르쉐는 지난해 3856대 팔렸다. 2013년 처음으로 2천 대 고지를 넘어선 뒤 2년 만에 3천 대도 넘어섰다.
벤틀리는 지난해 385대가 팔리며 2014년보다 20% 판매량이 증가했다. 평균 가격이 5억을 훌쩍 넘는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63대 판매됐다.
한국이 슈퍼카 브랜드의 주요시장으로 떠오르면서 신차출시 시기도 당겨지고 있다.
포르쉐는 제네바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한 718 박스터를 4월 한국을 포함해 세계에 출시한다. 마세라티 역시 같은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르반떼를 올해 하반기에 한국에 선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