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주력인 카메라모듈사업에서 부진을 겪어 올해 계속해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LG이노텍의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이 예전만 못한 데다가 일본의 소니가 애플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LG이노텍은 올해 애플에 공급하게 될 카메라모듈 물량이 점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박종석 LG이노텍 사장은 성장동력인 전장부품사업을 빠르게 육성해야 할 필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 애플에 카메라모듈 공급 크게 줄 가능성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올해 1분기에 애플의 카메라모듈 재고조정이 예상보다 강도높게 진행되면서 LG이노텍은 부진한 실적을 냈을 것”이라며 “하반기부터는 소니가 애플 카메라모듈 공급업체로 새로 진입해 애플에 대한 부품공급 점유율도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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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석 LG이노텍 사장. |
노 연구원은 LG이노텍이 거둘 1분기 영업이익률이 0.9%에 그쳐 지난 분기보다 1.9%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012년 4분기 이후로 가장 낮은 영업이익률이다.
LG이노텍은 애플에 카메라모듈 부품을 공급하며 올리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애플의 공급물량이 줄어들면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LG이노텍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률도 2.9%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0.7%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노 연구원은 “LG이노텍은 2분기에 LG전자 ‘G5’ 출시효과에 힘입어 1분기보다 실적을 개선하겠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이 25%가량 줄어드는 것”이며 “3분기 출시될 애플의 아이폰7에 소니가 카메라모듈 부품공급사로 나선 점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소니는 9월에 출시될 아이폰7의 후면카메라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기로 했다. 소니가 애플에 카메라모듈 납품을 시작하면 LG이노텍은 애플 공급물량을 상당부분 잠식당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소니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구동하는 데 필수 반도체부품인 이미지센서의 강자다. 소니는 지난해 전세계 이미지센서시장에서 46%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다. LG이노텍은 이미지센서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외부 고객사에게 이미지센서를 공급받아 카메라모듈 부품을 완성한다.
즉 소니가 카메라모듈 일관생산에서 더 유리한 구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가격경쟁력에서도 앞서 애플 납품물량을 대거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 전장부품사업 육성에 더 속도내야
박종석 사장은 올해 전장부품사업을 키우는 데 집중해 자동차업체들을 대상으로 고객사를 다변화해야 할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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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이노텍이 생산하고 있는 자동차용 블루투스, 와이파이 모듈. |
LED사업부는 적자폭이 줄고 있지만 여전히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기판소재사업부 역시 스마트폰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함에 따라 매출성장이 정체돼 있다.
흥국증권은 “LG이노텍은 LED부문 적자가 이어지는 데다 기판소재사업에서도 매출과 수익성이 감소하고 있다”며 “당분간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박 사장은 LG이노텍의 기술력을 활용해 자동차 전장부품에 맞는 제품개발에 힘을 쏟으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갖춰나가고 있다.
LG이노텍은 최근 전장부품사업부 주도로 무선충전 송신모듈의 성능을 대거 끌어올렸고 이를 전장부품 수준의 품질까지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자동차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LG이노텍은 현재 와이파이모듈과 블루투스모듈 등 통신모듈을 중심으로 전장부품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노근창 연구원은 “LG이노텍은 자동차 전장부품시장에서 맞춤 공급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통신모듈뿐 아니라 카메라모듈도 어라운드뷰(AroundView) 카메라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등 전장부품 사업의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