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행되는 만큼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출시에 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데스크리포트] 11월 기업 동향과 전망-제약바이오

▲ (왼쪽부터)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사장.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합성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에 관한 임상3상을 국내 14개 기관과 유럽, 동남아 등 해외 기관에서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3상을 통해 GBP510의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고 2022년 상반기에 중간데이터를 확보해 식약처에 신속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밖에 임상에 진입한 코로나19 백신 개발기업은 진원생명과학(DNA 백신·임상 2a상), HK이노엔(합성항원 백신·임상1상), 셀리드(바이러스벡터 백신·임상1상), 큐라티스(mRNA 백신·임상1상), 아이진(mRNA 백신·임상1상) 등이 있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를 전통적 주사 방식에서 벗어난 다양한 제형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세계 각국의 바이오기업들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에 이어 비강(콧속)에 뿌리는 백신·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머크(MSD)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에 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이 허가를 검토 중이다. 

FDA는 11월30일 외부 자문기구 회의를 열고 몰누피라비르의 긴급사용 승인 권고 여부를 결정한다. 빠르면 12월부터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가 콧속에 뿌리는 스프레이 형태로 개발되고 있고 미국·캐나다·중국 등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의 제형 진화를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위드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점을 감안해 다양한 제형의 백신·치료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종근당과 신풍제약, 대웅제약 등이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모두 임상2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바 있어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밖에 동화약품, 진원생명과학, 크리스탈지노믹스, 강스템바이오텍, 제넨셀, 압타바이오 등이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 종근당  

종근당이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벨탄(성분이름 나파모스타트)의 글로벌 임상3상을 우크라이나에서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임상은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한국, 브라질, 인도, 태국, 러시아, 아르헨티나, 페루 등 8개국에서 진행한다.

종근당은 글로벌 임상3상에서 코로나19 중증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나파벨탄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국내에서는 7월 칠곡경북대병원에서 첫 환자를 등록한 데 이어 총 14개 기관에서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종근당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진행된 나파벨탄의 임상2상 결과 코로나19에 따른 중증환자 104명 가운데 36명에서 증상 악화를 방지하고 치료기간과 치료율을 개선하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나파벨탄의 주성분인 나파모스타트는 변이 여부에 관계없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활동을 억제해 세포의 감염을 막는 기전을 지니고 있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델타, 람다 등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도 대응할 것으로 종근당은 기대하고 있다.

◆ 대웅제약  

대웅제약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코비블록(성분이름 카모스타트 메실레이트)의 임상2b상 최종결과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당초에는 10월 말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7월 코비블록 2b상의 톱라인 결과를 발표한 대웅제약은 이미 최종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2b상 톱라인 결과에서 임상적 증상이 개선되기까지 걸린 시간에 관한 통계적 차이는 없었지만 중증으로 전이될 확률이 높은 50대 이상 환자의 호흡기 증상 개선에 걸리는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대웅제약은 현재 최종 결과를 놓고 식약처와 조건부허가 신청 및 임상3상 진입 여부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져 관련 내용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대웅제약은 2022년 신약 출시를 필두로 성장 모멘텀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국내에서는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프라잔을 내놓고 유럽에서는 보툴리눔톡신 나보타를 출시할 계획을 세워뒀다. 

또 올해 안으로 중국 당국에 보툴리눔톡신 나보타의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서(BLA) 제출을 추진하는 등 시장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 셀트리온

셀트리온이 미국 바이오기업 인할론바이오파마와 함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를 흡입형(액상을 코로 흡입)으로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지난해 흡입형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 인할론바이오파마와 논의를 거쳐 흡입형 렉키로나 개발을 결정했는데 렉키로나의 에어로졸 입자 크기가 호흡기에 전달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비임상 시험을 통해 흡입형 렉키로나 반복투여 때 안전성과 내약성도 확인했다.

현재 호주에서 건강한 피험자 24명을 대상으로 임상1상을 진행 중인데 올해 안에 임상2상에 진입해 유효성 평가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신풍제약 

신풍제약이 경구용 치료제 피라맥스(성분이름 피로나리딘·알테수네이트)의 첫 번째 임상3상 환자 등록을 마쳤다. 

신풍제약은 임상3상에서 경증 또는 중등증 코로나19 환자 1420명을 대상으로 피라맥스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 평가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앞서 신풍제약은 1133명의 경증·중등증 코로나19 환자를 상대로 진행한 임상2상에서 피라맥스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 

임상3상은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등 외래환자와 고위험군을 포함해 산소치료요법을 요하지 않는 입원환자를 상대로 진행된다.

신풍제약은 글로벌 시판허가 신청을 고려해 이미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필리핀뿐 아니라 유럽, 남미에서도 글로벌 임상을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 유바이오로직스 

유바이오로직스의 코로나19 백신 임상2상 최종 데이터 발표와 임상3상 시험계획(IND) 승인 여부가 11월에 나온다.

유바이오로직스는 10월13일 코로나19 백신 유코백-19의 임상3상 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임상3상은 건강한 성인 4천 명을 대상으로 유코백-19를 2회 접종한 후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바이오로직는 앞서 임상2상 과정에서 심근경색에 따른 사망사건이 발생했지만 자료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DSMB)가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해 임상 개발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 유한양행 

유한양행이 지분을 들고 있는 미국 신약 개발사 소렌토테라퓨틱스가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 코비-드롭스의 임상2상에 들어간다. 

유한양행은 2016년 약 120억 원을 들여 소렌토테라퓨틱스의 지분 180만 주(지분율은 1.3%)를 사들였다. 

코비-드롭스는 소렌토테라퓨틱스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로 개발 중인 코비-AMG와 동일한 중화항체를 흡입제형으로 변경한 치료제다. 

소렌토테라퓨틱스는 코비-드롭스의 안전성과 효능이 임상2상을 통해 입증되면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등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을 세웠다. 

소렌토테라퓨틱스 측이 제시한 임상2상의 주요결과 도출시점은 2022년 11월쯤이다. 주요 결과 도출시점을 전후해 긴급사용 승인이 신청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소렌토테라퓨틱스는 줄기세포를 활용한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2상도 시작했다. 최근 브라질에서 정맥투여 방식의 코비-MSC 임상2상 첫 번째 임상기관을 등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한양행과 소렌토테라퓨틱스는 51%대49%의 지분율로 투자해 합작 신약 개발사 이뮨온시아를 설립하기도 했다.

◆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최근 글로벌 제약사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을 조건부로 판매하는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을 받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있다.

노바백스는 최근 영국 의약품 규제기관 MHRA에 코로나19 백신 가속심사절차 서류를 제출해 신속승인을 신청했다. 이번 신청은 조건부 판매허가에 관한 것으로 알려져 상용화 시점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노바백스가 영국 의약품 당국의 조기 판매 승인을 획득하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시장에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게 된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CMO)한 글로벌 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243만5천 회분이 국내에 처음 공급됐다.

이번에 공급된 코로나19 백신은 사실상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초도 생산분 전량이다. 

출하된 백신은 모더나 백신의 국내 유통을 맡은 GC녹십자 오창 공장으로 옮겨진 뒤 전국에 공급돼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쓰인다.

이번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생산·출하는 올해 5월 모더나와 위탁생산(CMO)계약을 맺은 지 불과 5개월 만에 이뤄졌다.

또한 국내 첫 mRNA 백신 생산인 동시에 2번째 국내 생산 백신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당초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mRNA 백신 공정을 놓고 완전히 새로 준비해야 하는 만큼 빨라야 올해 연말에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 GC녹십자

GC녹십자가 주요 혈액제제를 미국에 공급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GC녹십자의 면역글로불린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은 2022년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GC녹십자는 판매허가가 나오면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의 상업화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면역글로불린제제 등 혈액제제는 사람의 혈장을 정제해 생산된 의약품을 말한다.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은 면역결핍증인 무감마글로불린혈증, 길랑바레증후군 등의 치료제로 쓰인다. 중증감염증을 치료할 때 항생물질과 병용되기도 한다.

향후 GC녹십자가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을 앞세워 미국시장을 개척하면 혈액제제 매출의 확대가 예상된다. 미국 면역글로불린시장 규모는 세계 최대 수준으로 약 9조 원에 이른다. 면역글로불린 가격도 국내보다 4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GC녹십자랩셀이 GC녹십자셀을 흡수합병하면서 통합법인 상호는 11월1일 지씨셀(GC Cell)로 변경됐다. 합병에 따른 신주 상장은 11월17일에 이뤄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