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이사회 의장이 이윤태 사장에서 사외이사인 한민구 서울대 명예교수로 바뀌었다.
삼성그룹의 다른 계열사에서도 이사회 의장이 시간을 두고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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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
삼성전기는 1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가결한 뒤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교체했다.
대표이사인 이윤태 사장이 맡고 있던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인 한민구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컴퓨터공학부 명예교수로 바뀌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한민구 의장은 6년 전부터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삼성전기에 기술적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며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해 투명하고 책임있는 경영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열사를 제외하고 삼성그룹에서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된 것은 삼성전기가 처음이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은 2006년에 금융회사 관련 법률이 변경돼 현재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이날 주주총회를 개최한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SDS, 호텔신라 등 대부분의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삼성그룹은 통상적으로 주주총회 뒤 곧바로 이사회를 연다. 삼성전자 등 이날 주총을 연 계열사들도 이사회 의장을 교체할 지에 대해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의장을 맡고 있는 권오현 부회장이 아직 의장 기한이 2년 남았다”며 “의장을 유지하는 쪽으로 결정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주주총회 직후 이사회가 열렸지만 이사회 의장은 기존 조남성 사장이 유지하는 걸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현재 의장을 맡고 있는 대표이사들의 의장 임기가 끝나야 사외이사로 교체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이 의장 임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물러난 만큼 앞으로 삼성그룹 게열사에서 의장교체가 활발하게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주주친화 정책 발표와 대대적인 정관변경으로 미뤄볼 때 삼성그룹 계열사의 이사회 독립성 강화에 대한 방향성은 분명해 보인다”며 “곧 이사회 의장 교체소식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