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증권사들이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로 선정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5곳 안팎의 증권사를 선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IBK투자증권은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를 따논 당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사 대형화 추세 속에 중소 증권사들의 활로가 될지 주목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7일 정례회의에 ‘중소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 운영 지침 제정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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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 |
이 제정안에는 증권업계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 100% 미만의 증권사가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인 대형 증권사(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를 신청할 수 없다.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기업공개(IPO), 인수합병, 회사채 발행 등 기업금융 업무를 집중적으로 맡는 증권사다.
금융위는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로 5곳 정도를 선정하기로 했다. 현재 15곳 이상의 중소형 증권사들이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를 신청해 경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IBK투자증권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대상 증시인 코넥스 시장의 지정자문인이다. IBK투자증권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코넥스에 상장시킨 기업만 23곳에 이른다.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IBK투자증권은 코넥스에서 누적 지정자문건수 1위를 기록하는 등 중소기업 대상의 투자금융(IB) 부문을 선도해 왔다”며 “올해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선정에 적극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역할강화 방안’에 IBK투자증권을 중소기업금융 전문 증권사로 만들 계획을 넣기도 했다. 당시 금융위는 IBK투자증권을 통해 창업 단계를 벗어난 신생 기업의 코스닥 혹은 코넥스 상장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키움증권과 KTB투자증권도 탄탄한 중소기업금융 영업망을 토대로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키움증권은 지난해 코스닥에서 8곳, 코넥스에서 3곳의 기업공개를 주관할 정도로 중소기업 투자금융 분야에 경쟁력을 갖췄다”며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에 도전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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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의헌 KTB투자증권 사장. |
박의헌 KTB투자증권 사장은 계열사인 KTB네트워크, KTB프라이빗에쿼티 등과 연계해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에 도전할 계획을 짜고 있다. 그는 올해 초부터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에 맞는 사업모델을 구축해 미래의 새로운 수익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소형 증권사 가운데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이 3일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를 신청하겠다고 공식발표했다. KB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SK증권 등도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의 KDB대우증권 인수로 증권사의 대형화 바람이 촉발되면서 중소형 증권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며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로 선정되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립하고 정부의 지원도 받을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는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이전보다 더 많은 운영자금을 더 낮은 금리로 빌릴 수 있다. 정책자금펀드를 운용하거나 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한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발행하고 인수할 증권사를 선정할 때도 우선권을 보유하게 된다.
금융위는 ‘중소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 운영 지침 제정안’이 정례회의를 통과하는 대로 증권사들의 신청을 받기로 했다. 금융위는 신청한 증권사의 기업금융 실적과 향후 사업계획 등을 평가해 이르면 3월 안에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를 지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