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무려 1059억달러, 사상 최대  
▲ 전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진행된 2015년 12월 국제수지(잠정) 기자설명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천억 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감소한 가운데 수입의 감소 폭이 더 커서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 양상을 띠었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15년 12월 국제수지(잠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1059억6천만 달러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이전 최대 경상수지 흑자 기록인 2014년 846억7천만 달러보다 25.6% 늘어났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천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별로도 2015년 12월 74억6천만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해 2012년 3월부터 46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 수준이라도 수입과 수출이 함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의 형태란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1203억7천만 달러로 사상 처음 1천억 달러를 돌파했다.

수출은 5489억3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5% 떨어졌지만, 수입은 4285억6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18.2%나 하락해 수출보다 더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전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국제유가 지속적 하락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과 동시에 주력제품의 해외 수요부진, 철강 제품 단가하락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불황형 흑자라는 우려에 대해서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감소하고 있어도 불황형 흑자로 설명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며 “현재 경기상황이 불황인지도 확실하지 않은 것 같다”고 신중론을 보였다.

지난해 서비스 수지는 157억 달러 적자를 기록해 2014년 36억8천만 달러 적자에 비해 적자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의 영향으로 외국인 관광 규모가 줄어들어 여행수지 적자가 확대된 탓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외국인들의 국내 증권 투자는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15년 한해 동안 72억9천만 달러의 자금이 국내에서 빠져나갔다. [비즈니스포스트 우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