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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와 기업, 삼성에 맞서 뭉친다

김희정 기자 mercuryse@businesspost.co.kr 2014-05-29 13: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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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디스플레이기업들이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중소형 OLED패널 개발을 위해 합작사를 세운다. 삼성디스플레이 등 한국 디스플레이회사들이 세계 OLED패널 시장을 독식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일본 정부와 기업의 공동대응이다.

  일본 정부와 기업, 삼성에 맞서 뭉친다  
▲ 히라이 가즈오 소니CEO
재팬디스플레이는 소니, 파나소닉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동개발할 예정이라고 29일 업계 관계자가 전했다. 이들은 오는 6월 합작사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비용은 일본정부와 기업의 공동펀드 ‘산업혁신기구’가 50%를 투자하고, 재팬디스플레이는 20~30%를, 소니와 파나소닉이 각각 10% 정도를 투자하는 것으로 조율하고 있다.


합작투자의 절반을 부담하는 일본산업혁신기구(INCJ) 펀드는 2009년 일본정부와 19개 민간기업이 힘을 합쳐 만들어졌다. 일본기업이 한국과 중국 등에 밀려 경쟁력을 잃은 현실을 타개하자는 취지에 정부와 기업이 모두 공감했기 때문이다. 기업간 경쟁보다 침체에 빠진 일본 제조업을 살리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바탕이 됐다.


아사쿠라 하루야수 INCJ 최고운영책임자는 외신과 인터뷰에서 “서방국 사모펀드들은 수익률이 높은 중국에 투자하려 하지 일본에 투자하기 꺼린다”며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펀드를 만든 배경을 설명했다.


두 번째로 많은 돈은 부담하는 재팬디스플레이는 2012년 히타치, 도시바, 소니의 소형 LCD 사업부를 합쳐 탄생한 회사다. 여기도 INCJ의 돈이 투입돼 있다. 지분 70%가 INCJ 소유다. 소형 LCD사업이라도 힘을 합쳐 회생시켜보자는 취지에서 사실상 정부가 나섰던 것이다.


이번에 INCJ 주도로 OLED 합작사가 탄생하는 계기는 세계 중소형 OLED시장을 한국기업이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 기준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중소형 OLED패널 시장의 88.7%를 차지했다. 2위는 점유율 7%의 LG디스플레이다. 한국기업의 점유율이 95%를 넘는다. 소니의 점유율은 0.3%에 불과했다.


일본 디스플레이기업도 마냥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2012년 6월 OLED TV 공동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3'에서 56인치 OLED TV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형화에 따른 비용상승으로 양산단가가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은 끝에 1년 반 만에 사업을 철수했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최근 재팬디스플레이에 사업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패널에서 실패를 경험한 일본디스플레이기업은 이제 중소형 OLED패널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재팬디스플레이, 소니, 파나소닉 합작사도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에 쓰이는 중소형 OLED패널 개발에 주력할 계획을 세웠다.


  일본 정부와 기업, 삼성에 맞서 뭉친다  
▲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일본기업들은 이미 중소형 OLED패널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 소니는 2007년 세계 최초로 OLED를 개발했다. 재팬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초 5.2인치 풀HD OLED패널을 공개하기도 했다.


중소형 OLED 시장의 전망도 밝다. ‘삼성 기어핏’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시장이 점점 성장하고 있어 장차 소형 OLED패널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천만대 수준이었던 웨어러블 디바이스시장은 오는 2019년 4억5천만 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디스플레이업체들이 당분간은 대형 OLED패널보다 돈이 되는 중소형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며 “중소형 OLED패널 개발을 놓고 추격하는 일본과 도망가는 한국의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로 힘을 합치는 움직임은 일본 자동차업계도 마찬가지다.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의 8개 자동차회사는 엔진의 연비를 높이기 위해 공동연구를 하기로 했다.


세계적으로 자동차 배기가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자동차업계는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각 회사가 개별적으로 많은 연구개발비를 부담하기보다 공동으로 연구하는 것이 일본 자동차시장 전체의 발전을 위한 길이라는 합의가 바탕이 됐다.


여기에 일본자동차연구소도 참여해 학술적인 지식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산업발전을 위해 일본 정부, 기업, 학계가 일사분란하게 힘을 합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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