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이 대전 메가허브터미널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삼석 류경표 두 각자대표이사는 이 터미널이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는 발판으로 삼고 있다.
▲ 노삼석 한진 대표이사(왼쪽)와 류경표 한진 대표이사. |
4일 한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노 대표와 류 대표는 한진의 대전 메가허브터미널의 시공사 선정을 이르면 12일까지 마무리하고 사업진행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대표와 류 대표는 2023년 초까지 대전 종합물류단지 안에 연면적 14만8230㎡, 지상 4층 규모의 대전 메가허브터미널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건설사를 대상으로 입찰절차를 진행해 왔다.
한진의 메가허브터미널 건설 사업비는 당초 2850억 원으로 알려졌으나 3200억 원 정도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한진에 따르면 대전 메가허브터미널에는 택배자동분류기, 3D 자동 스캐너 등 첨단 물류 자동화 설비가 도입되며 화물차 470여 대가 동시에 상하차작업을 할 수 있게 된다.
한진은 앞으로 대전 메가허브터미널이 가동되면 하루평균 처리할 수 있는 택배물량이 기존 170만 박스에서 260만 박스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진이 메가 허브터미널 가동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경쟁업체의 행보와 관련이 있다.
택배 점유율 1위인 CJ대한통운은 이미 2018년 연면적 30만㎡ 규모의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을 완공하고 물류설비에 투자해온 결실을 보고 있다.
CJ대한통운의 택배부문 매출은 2017년 4분기 5555억 원에서 2020년 4분기 8603억 원으로 늘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2022년 초 준공을 목표로 충북 진천에서 16만5289㎡ 규모의 메가허브터미널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진천터미널이 완공되면 기존 처리물량의 1.5배인 하루 215만 건의 택배물량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류업체들이 이처럼 메가허브터미널 건설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택배물동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2020~2024년까지 택배물동량은 연평균 10.2%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라 온라인과 모바일쇼핑의 편리함을 경험한 소비계층이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비대면 소비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소비변화에 따라 택배물동량도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 대표와 류 대표로서는 늘어나는 택배물량을 처리할 능력을 한진이 재빠르게 갖추지 못하면 경쟁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에 메가허브터미널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노 대표와 류 대표는 메가허브터미널이 위치한 대전이 수도권과 경부, 호남을 잇는 물류거점이기 때문에 다른 물류업체의 메가허브터미널 못지않게 지리적 이점을 지니고 있다고 바라본다.
류 대표는 2020년 6월 대전시와 허브터미널 투자 및 지원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한 자리에서 “대전시와 협력을 통해 물류산업을 키워 지역발전을 이끌고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한진은 대전 메가허브터미널의 위치가 지닌 장점을 최대한 살려 원가 절감과 함께 경유지 수를 최소화해 효율적 운영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진 관계자는 “2023년까지 대전 메가허브터미널을 성공적으로 건설해 택배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