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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5-12-17 18: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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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어떤 영향을 받을까?

우리나라는 외환 기초여건(펀더멘탈)이 좋아 기준금리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업들은 신흥국가의 경기 악화로 수출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외채구조는 단기에서 중장기로 가고 있으며 돈을 빌리는 것보다 채권 발행을 더 늘리는 등 안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금리인상,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은행-국제통화기금(IMF)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1월 말 기준으로 3684억6천만 달러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환보유액 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52%에서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29.2%로 감소했다. 단기외채가 많을수록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에 늘어나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경상수지도 10월까지 44개월 연속으로 흑자를 냈다. 올해 1~10월까지 누적된 흑자규모만 878억9천만 달러에 이른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우리나라의 외환 건전성을 높게 평가해 최근 국가 신용등급을 AA-로 한단계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신흥국가의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오히려 한국에 자금이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수출과 부채관리에 먹구름

문병기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흥국가 경제가 불안해지면 우리나라의 수출부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는 올해 1~10월 동안 전체 수출금액의 57.8%를 중국 등 신흥국가로 수출했다. 반도체(12%), 디스플레이(9.5%), 자동차(5.6%) 등 주요 산업의 수출물량에서 신흥국가의 비중도 큰 편이다.

문 연구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해도 중국의 경기둔화와 원자재 가격하락 등의 불안요소가 겹쳐 신흥국가의 경기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며 “신흥국가 수출비중이 높은 품목들에서 수출 부진이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금리인상,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  
▲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이 10일 서울 LG전자 서초 연구개발 캠퍼스에서 열린 '전자업계 수출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미국과 금리격차를 유지하려면 결국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장기 시중금리는 일반적으로 기준금리를 따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이 때문에 가계와 기업이 짊어진 부채의 이자부담이 장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9월 기준으로 1166조 원에 이른다. 가계부채 규모는 월평균 증가폭을 감안하면 올해 안에 1200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1% 올리면 대출금리가 0.2% 인상된다”며 “가계의 이자부담이 늘어나 소비가 줄어들면 자영업자와 기업으로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부채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기업부채는 1500조 원대로 추산된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3월 기준으로 국내 비금융 상장기업 628곳 가운데 35%가 최근 3년 동안 영업수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좀비기업’이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계상황에 이른 기업들이 상당수 잠복해 있는 상황”이라며 “이들의 부실 위험성이 현실화된다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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