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16일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고 코로나19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겸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모두 1조8천억 원으로 2021년 초 2조5천억 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한진칼은 KDB산업은행(산업은행)과 계약에 따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5천억 원,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3천억 원 등 모두 8천억 원의 자금을 확보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된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전에라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자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 투자 직후 8천억 원 전액을 대한항공에 대여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이 자금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전환사채 3천억 원을 인수하고 신주인수대금 1조5천억 원에 대한 계약금 3천억 원을 충당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 운영자금을 확보하게 돼 자금운영에 숨통이 트일 뿐만 아니라 영구채 3천억 원으로 자본을 추가로 확충하게 돼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게 된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출자하는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한진칼이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대한항공을 향한 한진칼의 지분을 유지해 안정적 지주회사체계를 운영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칼이 산업은행으로부터 8천억 원을 모두 차입하면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 있어 신속하고 확실하게 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는 점도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배경으로 전해진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주된 이유는 코로나19로 고사 직전에 있는 국내 항공산업의 조속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다”라며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결정에 많은 고민을 했지만 창업이념인 ‘수송보국’을 바탕으로 한국 항공산업에 기여하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