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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오른쪽)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가운데),박 부사장의 동생인 박재원 두산인프라코어 부장(왼쪽)이 지난 10월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한국시리즈 5차전을 관람하던 도중 함께 포즈를 취했다. <박서원 페이스북>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 오리콤 크리에이티브총괄(CCO) 부사장은 어디를 가도 눈길을 끄는 인물이다.
박 부사장은 할리우드의 인기스타 율 브린너처럼 시원하게 빡빡 밀어버린 ‘대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인데 여기에 재벌가 4세답지 않은 파격적이면서도 소탈한 행보로 많은 이야깃거리를 몰고 다닌다.
박 부사장은 그동안 ‘박용만의 아들’이 아닌 ‘광고인 박서원’으로 불리길 원했는데 두산그룹 면세점사업에 전격 합류하면서 ‘박용만의 후계자’ 반열에 들어서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이 박 부사장을 두산의 유통사업부문 면세점 전략담당 전무로 선임한 데 대해 뜻밖이라는 반응이 많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 부사장은 오리콤 부사장을 겸직하면서 두산의 면세점사업을 총괄하는 동현수 사장을 보좌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평소 “아버지의 후광이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며 두산그룹과 거리를 두고 광고인으로 주로 활동해 왔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 부사장은 ‘바른 생각 콘돔’ ‘이런쨈병’등 사회 공헌적 성격이 강한 상품기획과 마케팅으로 이목을 끌어왔다”며 “박 부사장은 창의적이고 사회공헌 성격이 강한 기획력으로 면세점사업에서도 두산만의 색깔을 입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사장이 두산의 면세점사업에 합류할 조짐은 이전부터 나타났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서울 중국 두산타워 9층에서 열린 ‘동대문미래창조 재단(이하 재단)’ 출범식에 참석해 면세점사업 유치를 위한 청사진을 밝혔는데 이 자리에 박 부사장도 동행했다.
박 부사장이 광고분야 베테랑으로 두산의 면세점사업에 합류하면 큰 힘이 될 것이라는 말도 이때부터 나왔다.
박용만 회장은 당시 박 부사장의 재단 참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재까지 그런 계획은 없다”면서도 “앞으로 계획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박 부사장은 박 회장처럼 트위터와 같은 SNS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8월 페이스북에 박용만 회장의 아이스버킷 챌린지 참여 영상을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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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부사장이 2009년 제작한 반전 포스터 ‘뿌린 대로 거두리라’는 한국인 최초로 세계 5대 광고제의 최고상을 모두 수상했다. |
박 부사장은 격식을 따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과 허물없이 이야기 나누며 일반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도 거리낌 없이 참석한다.
그는 ‘지스타2015’가 한창이던 11월12일 10여 명의 일행과 함께 행사장인 벡스코에 ‘재미삼아' 구경을 나갔다. 시원한 민머리에 카키색 롱야상을 입어 쉽게 눈길을 끌었지만 많은 관람객들은 그가 누군지 알아채지 못했다.
일각에서 박 부사장이 면세점사업을 넘어 두산그룹 경영전면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인과 소통을 즐기는 박 부사장의 행동은 재벌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는 데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라며 “박 부사장이 만약 두산그룹 경영전면에 나선다면 그의 독특한 이력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뉴욕의 스쿨 오브 비주얼 아츠(SVA)를 졸업한 뒤 2006년 친구들과 함께 '좋아하는 일이나 실컷 해보자'며 광고회사 빅앤트인터내셔널(빅앤트)을 차렸다.
그는 2009년 반전 포스터 ‘뿌린 대로 거두리라’로 뉴욕 광고제 옥외광고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 반전포스터로 박 부사장은 한국인 최초 세계 5대 광고제 최고상 수상자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