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현대상선 추가 자구안을 산업은행에 제출해야 하는 날짜가 다가오고 있다.
현정은 회장이 현대상선을 놓고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11월 말까지 현대그룹에 추가 자구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현대그룹이 내놓을 자구안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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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현대상선은 해운업 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도 적자를 냈다.
현대상선은 최근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투자를 유치하고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해 연말까지 마련해야 할 유동성 자금을 확보해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내년 상반기까지 갚아야 할 각종 채무가 1조원 대에 이르고 앞으로 매각할 자산도 별로 남아있지 않아 여전히 위기에 몰려있다.
이에 따라 현 회장이 현대상선 중심이었던 현대그룹의 지배구조를 현대엘리베이터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현대상선을 매각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상선은 최근 보유하고 있던 현대엘엔알 지분 49% 전량과 현대아산 지분 33.8%를 현대엘리베이터에 매각했다.
현대상선은 또 현대증권 경영권을 담보로 모두 3900억 원을 조달하면서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에 현대증권 주식을 되사올 수 있는 콜옵션과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했다.
현대상선이 제3자에 팔리거나 유동성 위기를 맞더라도 현대증권의 경영권을 그룹 내부에 남겨놓을 수 있게 조치한 것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현대상선을 인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24일 열린 정주영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이 주목을 받았다.
이 행사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물론이고 정몽준 현대아산 이사장, 정상영 KCC 명예회장 등 범현대가가 모두 모였다.
현정은 회장은 이날 행사에 참여했지만 정몽구 회장이나 정 회장의 형제들과 마주치지 않았다.
현 회장은 현대그룹 구조조정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도 대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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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정주영 명예회장 기념식에 참석했는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언론에 난 것 이상으로 드릴 말씀은 없다”며 “순리대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해운 입장에서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현대상선과 합병이 나쁠 게 없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대형 해운회사만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로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회사가 합병하면 단숨에 회사의 규모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둘 다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 하나의 대형 해운사를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