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기사건을 수사해 온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의 사의 표명에 유감스럽다는 태도를 보였다.
추 장관은 22일 입장문을 통해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라임사건을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야 할 중대한 시기에 상급기관과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된 철저한 수사에 관한 책무와 권한을 부여받은 검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의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그는 “남부지검 수사팀은 흔들림 없이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진실 규명에 전념할 것을 당부드린다”며 “독립적 수사지휘 체계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오늘 내일 사이에 후속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는 말과 함께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비판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 지검장은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권을 규정한 검찰청법 조항의 입법 취지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검찰권 행사가 위법하거나 남용될 때 제한적으로 행사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과 언론이 각자의 유불리에 따라 비판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부지검 수사팀이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더라도 그 공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라임사건 수사지휘가 미흡하다는 법무부 발표와 관련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박 지검장은 “라임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1조5천억 원 상당의 피해를 준 라임사태와 관련해 김봉현은 1천억 원대의 횡령∙사기 등 범행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 본질”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봉현의 2차례에 걸친 입장문 발표로 그동안 진행된 라임 수사와 관련해 불신과 의혹이 가중되고 있고 나아가 국민들의 검찰 불신으로 이어지는 우려스러운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박 지검장은 “이 사건을 수사중인 남부지검장으로서 검찰이 이렇게 잘못 비치고 있는 것에 더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러 며칠 동안 고민하고 숙고하다 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박 지검장은 강원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 부부장과 특별수사3부장, 대검 형사정책단장 등을 지냈다.
2016년 국무조정실에 파견돼 부패척결추진단 부단장을 맡았고 이후 창원지검장과 의정부지검장을 거쳐 8월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예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