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은 디엔에이링크 대표이사가 유상증자에 성공해 유전체 분석사업의 경쟁력을 더 키울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됐다.
디엔에이링크가 정부가 추진하는 바이오 빅데이터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성장 전망의 보증수표를 손에 쥐었기 때문이다.
▲ 이종은 디엔에이링크 대표이사.
14일 디엔에이링크에 따르면 ‘주주배정 뒤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35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다.
새로 발행되는 주식 수는 보통주 250만 주이며 신주 배정기준일은 10월29일이다.
디엔에이링크는 애초 신주 배정기준일을 10월13일로 잡았다가 2주가량 뒤로 미뤘는데 결과적으로 결정을 잘한 셈이 될 공산이 커졌다.
유상증자 규모는 신주 배정기준일을 기준으로 앞뒤 한 달 사이 주가에 좌우될 가능성이 큰 데 디엔에이링크에 최근 호재가 잇따르면서 주가도 오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디엔에이링크는 올해 5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항체진단키트 수출허가를 받은데 이어 13일 코로나19 항원 진단키트의 수출허가도 받았다.
또 같은 날 테라젠바이오, 마크로젠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한 정부 추진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시범사업(K-DNA)에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디엔에이링크는 10월29일 이전 3거래일을 중심으로 신주의 1차 발행가액을 산정한 뒤 이후 2차 발행가액과 최종 발행가액을 산정하는 절차를 밟고 12월3일부터 본격적으로 유상증자에 들어간다. 상장 예정일은 12월28일로 잡고 있다.
이종은 대표는 특히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사업을 맡게 돼 기쁨을 감추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유전체 분석사업에 뛰어들고 ‘너무 이른가’ 하는 고민을 수없이 했다고 한다. 국내 유전체 분석시장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인데다 개인정보 유출 등 우려로 사실상 정부의 정책지원 없이 가파른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디엔에이링크에게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사업은 손꼽아 기다려온 기회다.
더욱이 디엔에이링크는 그동안 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 등의 유전체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데다 해마다 연구개발에 매출의 10% 넘는 돈을 쏟아부으며 개인 유전체 분석서비스(DNAGPS) 기술 상용화를 위한 기반도 다져둔 만큼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협력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의학적 목적을 위해 국민의 유전정보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연구프로그램이다. 정부는 2021년까지 시범사업을 진행한 뒤 2029년까지 10년 동안 1조5천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하지만 아직 유전체 분석사업만으로 이익을 내는 단계는 아니다 보니 이 대표는 당분간 버틸 체력이 되어 줄 유상증자 흥행에도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사업자로 선정됐지만 본사업은 2022년부터 진행되는 만큼 디엔에이링크가 이 사업으로 수익을 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디엔에이링크는 2020년 상반기 별도기준으로 매출의 88.7%를 유전체 분석사업에서 낼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데 시장규모가 아직 크지 않아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유전체 분석사업 전망이 밝은 만큼 이 대표는 좀 더 멀리 내다보고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대부분을 우수한 인재 영입과 연구개발에 투자해 회사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 세계 시장조사기관 게노믹스 자료를 종합하면 국내 유전체 분석시장 규모는 2018년 1500억 원에서 2021년 4594억 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