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수소연료전지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에 맞춰 한수원을 단순한 원전사업자가 아닌 에너지 종합회사로 육성한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정재훈, 종합에너지 한수원 가는 길에 수소연료전지발전도 자리 만들어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19일 한수원에 따르면 서울 고덕과 암사, 강릉, 춘천, 경주 등에서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추가 건설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한수원은 현재 서울 마포(노을그린에너지), 경기 화성(경기그린에너지), 부산 해운대(부산그린에너지) 등 3곳에서 약 110MW급 규모의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도심에서 친환경발전을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꼽힌다.

한수원은 지난해부터 서울교통공사 고덕차량기지 유휴부지에 12월 완공을 목표로 20MW급 규모의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서울시 소유 강동구 암사동 유휴부지에는 2021년 완공을 목표로 20MW급 규모의 수소연료전지발전소의 공사를 9월부터 시작한다.

이외에도 한수원은 강릉과 춘천, 경주 등에서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설 인허가를 얻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경상북도, 포항시, 포항공대 등과 협약을 맺고 포항에 수소연료전지발전 클러스터(산업 집적지)를 조성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는 원전과 비교해 생산하는 전력량이 아직은 작다”며 “점진적으로 수소연료전지 투자를 늘려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수소연료전지 전체의 생태계를 놓고 한수원의 역할과 역량을 고민하고 있다”며 “힘과 노하우를 쌓아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이 수소연료전지 분야에 투자를 늘리는 것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정책에 따라 한수원의 활로를 찾고 한수원을 종합에너지회사로 도약하려는 계획에서 비롯됐다.

정부가 탈원전과 함께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장려하는 에너지 전환정책을 추진하면서 한수원이 더 이상 원전에만 기댈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한수원은 탈원전정책이 강화되면서 실적이 급감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고 실제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 실적이 줄어들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증가했지만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실적은 악화됐다.

한수원은 2017년에 매출 9조5109억 원을 거뒀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조3972억 원, 8618억 원을 냈다. 하지만 2019년에는 매출 8조9826억 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830억 원, 2465억 원을 내는 데 그쳤다.

정 사장은 2018년 취임하면서 “과거에는 원전 운영만으로 성장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원전만 운영해서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며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 사장은 수소연료전지뿐 아니라 태양광과 풍력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한수원은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30년까지 20%까지 늘린다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에 맞춰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19년 기준으로 5.2%에서 24%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수원은 300MW급 새만금 수상 태양광발전사업, 200MW급 신안 비금도 태양광발전사업과 함께 약 1GW 규모의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원전사업을 흔들림 없는 반석 위에 올려놓고 이를 바탕으로 수력, 신재생사업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세계 최고의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발돋움하자”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