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이 파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허 부회장은 오리온 주력제품인 포카칩과 초코파이의 가격을 유지하며 총량을 늘리며 기존 제과회사들과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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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 |
허 부회장은 이를 통해 오리온의 신뢰를 높이면서 국내 제과시장에서 부진한 경영실적을 타개하려고 한다.
21일 오리온에 따르면 19일부터 출시된 ‘오리온 초코파이’는 가격을 그대로 둔 채 중량을 이전보다 11.4% 늘렸다.
오리온은 초코파이의 개당 중량을 35g에서 39g으로 늘렸다. 이는 9월에 포카칩 가격변동 없이 중량을 10% 늘린 것에 이은 두 번째 시도다.
오리온은 초코파이와 포카칩 생산에만 70억 원의 추가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의 맛도 개선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의 초콜릿 함량을 13% 늘렸고 식감도 더욱 부드럽게 개선했다.
연매출 1천억 원이 넘는 주력제품의 총량을 늘린 것은 국내 제과업계에서 오리온이 처음이다.
강기명 오리온 마케팅 총괄이사는 “대표 브랜드 2종을 연달아 증량한 것은 회사 입장에서도 매우 어려운 결단이었다”며 “맛있고 품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원칙에 따라 제품혁신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취임한 뒤 11월부터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허 부회장은 그동안 21개 포장재 사용량을 줄이고 8개 제품의 양을 늘렸다. 잉크를 절약하기 위해 포장 디자인을 단순화해 연간 10억 원 이상의 원가를 절감하기도 했다.
허 부회장은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통해 오리온 제품에 붙은 '질소 과자'라는 오명을 벗는 데 주력했다. 제과회사들은 그동안 가격은 그대로 두고 내용물을 줄이는 '꼼수'를 써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었다.
허 부회장의 이런 전략이 오리온 국내사업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할지 주목된다.
오리온은 상반기에 국내사업에서 저조한 경영실적을 거뒀다. ‘허니버터칩’을 내놓은 해태제과에게 매출 2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오리온은 상반기에 매출 3668억 원을 올렸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줄어든 것이다.
송광수 메리츠총금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3분기에도 국내에서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