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가 해외주식 소액투자에 특화한 서비스를 앞세워 투자수요 증가에 특수를 누리며 주식 거래수수료를 거둬 실적을 방어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코로나19 세계적 확산과 증시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도 미국증시가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자 미국 등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려는 소액투자자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22일 신한금융투자 사업보고서를 보면 1분기 말 기준 외화증권고객 예수금은 약 4917억 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2배 규모로 증가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외화증권고객 예수금은 해외주식 투자를 위해 고객들이 미리 예치해둔 자금"이라며 "해외주식 투자자가 그만큼 늘고 있다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직접투자는 대부분 인지도가 높은 미국 증시 상장기업에 집중돼있다.
코로나19 사태와 경제위기로 세계 증시가 대체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증시는 3월부터 가파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어 투자자들이 갈수록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자료를 보면 4월 국내 증권사와 고객의 해외주식 거래액은 124조1318억 원으로 지난해 4월보다 약 4배로 증가했고 미주지역 거래액 비중이 전체의 91%를 차지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올해 2월 미주지역 거래액 비중이 전체의 76%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주식에 투자수요가 늘어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전까지 기관과 투자업계 전문가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던 해외주식 거래시장에 소액투자자들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거래량 급증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투자는 2010년부터 해외주식 거래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자리잡아 미국주식 모바일 거래서비스를 가장 먼저 출시하는 등 선제적으로 해외주식 투자수요 확보에 힘써 왔다.
현재 시장 점유율 순위는 다소 밀린 상태지만 신한금융투자는 소액투자자에 특화한 서비스를 다수 갖추고 있다던 차별점을 앞세워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외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쪼개서 사고 팔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액주주 특성상 1주당 가격이 비싼 아마존과 구글 지주사 알파벳, 테슬라 등 미국 주요기업 주식에 투자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 진입장벽을 낮춘 것이다.
계열사인 신한카드와 협력해 고객이 카드로 결제한 금액 일부를 신한금융투자 계좌 해외주식 매수에 활용하는 자동 소액투자 서비스도 지난해 말부터 운영되고 있다.
외화를 상시적으로 보유하지 않은 소액투자자를 위해 환전 없이 곧바로 해외주식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하거나 해외주식 온라인 상품권을 선물할 수 있는 서비스도 신한금융투자에서 제공된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해외주식 거래와 관련한 고객 요구에 신속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액투자자가 주식을 사고파는 규모는 크지 않기 때문에 신한금융투자 전체 실적에 의미 있는 수준으로 기여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신한금융투자는 현재 증시 불안과 글로벌 투자 위축, 펀드 환매 중단사태에 따른 손실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는 만큼 주식 거래수수료에 의존이 커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1분기에도 '동학개미'로 불리는 국내 소액투자자들의 주식거래량이 급증하며 수수료수익이 늘어 실적을 일부 방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상승세가 주춤하자 소액투자자들이 점차 미국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만큼 신한금융투자가 소액투자에 특화한 서비스를 앞세워 수혜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
신한금융투자의 1분기 말 기준 외화증권고객 예수금은 전체 투자자 예수금의 약 19%로 미미하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해외주식 거래수수료가 국내주식 거래수수료보다 많다는 점도 신한금융투자가 해외주식 소액투자자 증가로 실적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로 꼽힌다.
신한금융투자는 국내주식 거래 수수료율을 오프라인에서 최소 0.05%, 온라인에서 0.008%부터 적용하고 있지만 미국주식 거래에는 오프라인 0.5%, 온라인 0.25%의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