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유가 하락에 영향을 받아 2분기부터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4일 "2020년 3월부터 국제유가가 급락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올해 1분기까지는 해외자산 실적에 국제유가 하락분이 크게 반영되지 않았으나 2020년 2분기 실적에는 크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가스공사,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2분기부터 실적악화 불가피

▲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원 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2020년 2분기 해외자산 실적 악화와 올해 말에 추가적 손상차손(자산가치 하락을 손실로 반영) 인식 가능성과 관련한 우려가 가스공사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연구원도 “1분기 가스공사 해외사업 실적은 하락한 유가가 온전하게 반영되지 않은 수준”이라며 “2분기부터 이익 감소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 연구원은 2020년 말까지 저유가 상황이 지속된다면 2013년부터 이어진 장부가치 훼손이 올해 4분에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유가 폭락으로 올해 7월로 예정된 도매요금 조정에서 가스공사가 요금을 인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7월 도매요금 조정이 이뤄질 예정인데 최근 유가 폭락이 공급비 인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스공사는 2019년 7월 상향 조정된 도매요금으로 공급비 회수가 증가한 덕분에 올해 1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고 김 연구원은 분석했다.

가스공사는 2020년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8조 원, 영업이익 9590억 원, 순이익 5418억 원을 낸 것으로 13일 잠정집계됐다. 2019년 1분기보다 매출은 8.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0.3%, 순이익은 1.8% 늘었다. 

김 연구원은 “가스공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기온이 1.4도 상승한 데 따라 도시가스 전체 판매량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해 1분기 매출이 감소했다”며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7월 상향 조정된 도매요금으로 공급비 회수가 증가한 덕분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고 분석했다. 

다만 가스공사는 올해 1분기에 해외사업부문에서 영업이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감소한 535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호주 프랠류드(Prelude) 부유식액화천연가스(FLNG) 사업이 설비 안정 문제로 2월부터 가동이 중단되며 영업손실 250억 원을 본 점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가스공사는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3조76억 원, 영업이익 1조2995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19년보다 매출은 7.9%, 2.6% 감소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