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최창현 부회장이 SK케미칼을 SK로부터 계열분리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점쳐진다. 최 부회장이 이번 유상증자에서 SK케미칼 지분을 확대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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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
SK케미칼은 23일 신주 346만208주를 새로 발행하는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SK케미칼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의 주요 화학 및 제약 사업의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에 각각 1088억 원, 912억 원을 투자하려고 한다.
신주배정 기준일은 10월16일이고 청약일은 12월 3~4일이다. SK케미칼은 올해 안에 유상증자의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최 부회장이 지분을 더 늘릴 가능성이 떠오른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되고 실권주에 대해서 기존주주가 배정신주의 최대 20%까지 초과청약할 수 있다.
최 부회장이 이번 유상증자에서 확보할 수 있는 주식은 최대 49만9645주다. 이렇게 되면 최 부회장은 지분을 13.2%까지 확대할 수 있다. 지분취득에 필요한 금액은 약 290억 원이다.
최 부회장의 지분 확대가 관심을 끄는 것은 SK케미칼이 SK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이 SK그룹에서 분리돼 독자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최대주주인 최 부회장이 지분율을 높여야 한다.
최 부회장은 지난달 200억 원 규모의 SK케미칼 주식을 매수했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 지분율을 11.66%에서 12.98%로 늘렸다.
SK케미칼의 이번 증자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SK케미칼은 1999년 주주 우선공모 방식으로 600여만주를 증자한 이후부터는 운영자금을 회사채 발행을 통해서만 조달했다.
유상증자는 주당 발행 가격에 할인율을 적용할 수 있어 장내에서 직접 사들이는 것보다 투자금도 적게 들어간다.
SK케미칼의 이번 유상증자 주당 발행 가격은 20%의 할인율을 적용한 5만7800원으로 예정돼 있다. 지난달 최 부회장이 최대 6만5282원에 주식을 장내 매수한 것에 비하면 낮은 가격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이번 증자는 회사의 화학 및 제약 분야의 시설과 장비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실시한 것”이라며 “만일 지분 확보가 목적이었다면 실권주가 발생할지가 불확실한 유상증자 외에 다른 방법을 찾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케미칼 주가는 유상증자 결정에 하락했다. SK케미칼 주가는 전일보다 3.3% 하락한 7만3300원에 장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