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제주도에 따르면 원 지사는 관광객 유입으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제주도의 행정력을 방역에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4월30일 부처님 오신 날부터 5월5일 어린이날까지 이어지는 연휴 동안 제주도에 관광객이 몰리고 있는 만큼 제주도는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원 지시는 연휴에 앞서 ‘특별입도절차’를 더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기존 특별입도절차는 2주 내 해외방문 이력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발열검사와 진단검사, 자가격리까지 관리하는 방식이었는데 대상자를 모든 내·외국인으로 확대한 것이다.
발열 감지 기준 체온도 37.5도에서 37.3도로 낮춰 검역을 강화했다.
제주도에서 렌터카를 대여할 때 방역지침 이행 서약서를 쓰고 인적사항 등을 미리 기록하도록 해 나중에 확진 판정이 나오더라도 신속히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도 취했다. 이밖에 유관기관과 협조체계 마련, 세부수칙 마련 등도 시행한다.
원 지사는 연휴가 끝나고 중앙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더라도 강화된 방역조치를 상당기간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는 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중앙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해도) 저희는 특별입도절차를 계속할 것”이라며 “방역수칙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국내 대표적 관광지로 관광업이 도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코로나19 방역은 원 지사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다. 일반적으로 관광업은 코로나19 여파로 가장 피해가 큰 업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다면 해외여행 길이 막힌 관광수요를 흡수할 수도 있지만 자칫 코로나19의 대량 확진사태라도 발생하면 경제적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코로나19 방역의 성공 여부는 원 지사의 다음 정치 행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현재 재선인 원 지사의 임기는 2년 여 남았다. 원 지사의 다음 정치 행보로는 제주도지사 3선 도전과 대선 출마가 꼽히지만 보수 진영이 대선후보 가뭄 상태라 정치권에서는 원 지사가 '큰 꿈'을 꿀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더구나 미래통합당 안에서 세대교체론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젊으면서도 정치 경험이 풍부한 원 지사가 다음 대선주자로 적합하다는 정치권 안팎의 평가도 나온다.
코로나19의 방역 성과가 정치인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사례는 적지 않은 만큼 원 지사도 방역에 성과를 내 안정적 행정능력을 입증하는 일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과감한 코로나19 대응으로 주목을 받아 다음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크게 약진하며 2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원 지사는 4일 유튜브 채널로 진행한 제주도청 직원조회에서 “황금 연휴기간에 연휴를 반납하고 공항, 항만, 선별진료소 등지에서 고생하는 공직자와 자원봉사자, 방역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전국이 생활 방역으로 한 단계 완화되더라고 제주는 튼튼한 방역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형 방역체계를 어떻게 유지해 나갈지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로운 방안을 찾아달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