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사람이 돼야 한다.”
한국 바둑계의 전설로 통하는 조훈현 9단이 삼성그룹 사장단에 훈수를 뒀다.
|
|
|
▲ 조훈현 9단. |
조 9단은 54년 바둑인생과 승부를 주제로 진정한 경쟁과 성공에 대한 생각을 들려줬다.
16일 열린 삼성그룹 사장단 수요회의에 조훈현 9단이 연사로 초청됐다.
그는 1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바둑보다 먼저 사람이 돼야 한다”는 스승의 가르침을 한 평생 가슴에 새기고 살았다고 말했다.
조 9단은 삼성그룹 경영진들에게 인생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1953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만 4세 때 바둑에 입문했다. 5살 때 서울에 상경해 만 9세에 입단하고 10세에 일본유학을 떠나 세고에 켄사쿠 선생 문하에 들어갔다. 9세 입단은 바둑계에서 깨기 어려운 기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 9단은 스승에게 인성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회고하며 “내기 바둑은 두지 말라”는 가르침을 어겨 파문당한 경험을 들려주기도 했다.
조 9단은 프로바둑계의 전설로 평가받는다. 조 9단은 한국 최초로 입신(9단)의 경지에 올랐으며 한국 바둑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리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조 9단은 바둑계 최정상에 올라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그 이면에서 도전과 실패, 성공이 교차하는 우여곡절도 숱하게 겪었다.
그는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고수 이전에 사람이 되기를 가르쳤던 스승의 바둑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조 9단은 최근 고수의 삶이 아닌 바둑을 통해 인생을 반추하는 ‘반상 철학자’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는 파란만장했던 개인사와 바둑 이야기를 담은 첫 에세이집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을 펴내고 작가와 강연자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인생에서 승패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며 “비록 이기지는 못했더라도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