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전용기와 전용헬기를 대한항공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용주의 경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에 따른 비용절감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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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11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전용기 3대와 전용헬기 6대를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한국항공에 매각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현재 B737 2대, BD700 1대 등 전용기 3대와 전용헬기 7대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의료용 헬기 1대를 제외하고 모두 매각하려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아직 협의를 진행하는 단계로 정식 계약을 맺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의 전용기에 대한 지분 95%는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다. 조종사와 승무원, 유지보수 인력도 대부분 삼성전자 소속이다. 매각이 성사되면 이들도 대한항공 등으로 소속이 바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 추진은 이 부회장의 의중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최근 북미 등 해외로 출장을 나갈 때 민항기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보아오포럼 참석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으로 확인된 출장에 전용기를 이용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전용기를 굳이 보유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필요할 때 항공기를 대여하면 된다고 보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평소 실용주의를 강조해왔다. 이 부회장은 앞서 출장에 그룹의 주요 경영진이 배웅을 나가는 등 과도한 의전도 폐지했다.
삼성그룹의 전용기 매각이 최근 삼성그룹의 사업재편과 연관이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삼성그룹의 전용기와 전용헬기는 삼성테크윈에서 관리해왔다. 그러나 삼성테크윈이 올해 4월 한화그룹에 매각이 완료되면서 그룹 차원에서 전용기 관리 업무를 흡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전용기 3대의 가격만 해도 2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그룹은 최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연관 사업을 한 계열사로 몰아주고 비핵심 계열사는 매각하는 방식으로 사업재편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말 삼성SDI와 삼성정밀화학을 각각 전기차 배터리사업과 고부가정밀화학 중심으로 재편했다.
또 지난 7일 에스원이 보유한 정보보호 계열사 시큐아이 지분을 삼성SDS에 모두 매각해 보안솔루션 사업의 역량도 집중했다.
삼성전자도 경영지원 인력을 현장으로 배치하고 내년 일반경비 예산을 50% 줄이는 방안을 권고하는 등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