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MBK파트너스의 푸르덴셜생명 인수금융에 참여해 MBK파트너스와 파트너십을 다지게 될까?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서 MBK파트너스에 인수금융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인수금융 제공 여부와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국투자증권으로서는 MBK파트너스에 인수금융을 제공하게 되면 우호적 파트너십을 맺을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이 마무리된 뒤에도 MBK파트너스가 주도하는 다른 인수합병에서 인수금융 조달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로 꼽히는 만큼 그동안 조 단위에 이르는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여럿 성사시켰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MBK파트너스가 성사한 인수합병에서 쌓은 인수금융 실적이 거의 없다.
반면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홈플러스, 대성가스산업, CJCGV 해외법인 등 MBK파트너스의 인수합병과 관련된 인수금융에 여러 번 참여했다.
특히 NH투자증권은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합병에서 2015년 최초 인수금융에 참여했던 것에 이어 2019년 인수금융 자본재조정(리파이낸싱)에 참여하기도 했다.
각 금융회사가 제공한 정확한 인수금융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홈플러스는 7조 원, 대성가스산업은 2조 원에 이르는 규모의 거래였던 만큼 인수금융 조달을 담당한 금융사는 상당한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산된다.
인수금융으로 발행되는 대출채권은 일반회사채보다 비교적 높은 금리가 적용돼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매력적 투자처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은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인수금융시장에서 ‘대형고객’ MBK파트너스에 자금을 조달해주고 쌓은 실적이 없다는 아쉬움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인수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써왔다. 2017년 연말 조직개편에서 인수합병(M&A)과 사모펀드(PEF)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IB3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2019년 연말 조직개편에서는 IB그룹을 신설해 그 아래 IB1~3본부를 두고 인수금융과 다른 투자금융(IB)부문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인수금융 경쟁력 강화와 시너지 확대 노력이 푸르덴셜생명 인수금융 참여를 통해 MBK파트너스와의 인수금융 파트너십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푸르덴셜생명이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가진 ‘우량매물’로 꼽히는 만큼 MBK파트너스 외에도 한앤컴퍼니와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국내 상위 사모펀드들도 모두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각각 NH투자증권과 우리은행을 인수금융 파트너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덴셜생명의 몸값은 2조 원에서 3조 원 사이로 추산된다. 조 단위에 이르는 대규모 거래인만큼 인수금융 규모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을 통해 실적 쌓기는 물론 MBK파트너스와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데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푸르덴셜생명 매각 본입찰은 19일 진행된다. KB금융지주,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등이 참여할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