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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마친 수험생들이 지난 4월1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단국대부속고등학교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
삼성그룹(GSAT), 현대차그룹(HMAT), SK그룹(SKCT), 두산그룹(DCAT), 롯데그룹(L-tab), 현대중공업그룹(HATCH).
'미생'에서 '완생'으로 거듭나기 위해 넘어야 할 관문이다.
올해 하반기 대기업 대졸신입 공개채용의 막이 올랐다.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LG그룹 등 주요 대기업들은 9월 초부터 대졸 신입사원 공채 일정에 돌입한다.
정부가 청년 일자리 창출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대기업들도 화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하반기 공채시장은 채용규모가 늘어나는 등 다소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잡코리아 좋은일연구소가 국내 주요 대기업 5천 곳 가운데 222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하반기 대졸 신입공채 계획을 확정한 곳은 모두 187곳이었다.
채용규모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7.4% 늘어난 1만9402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삼성그룹 등 채용방식을 바꾼 곳도 많고 기업들의 ‘이공계 사랑’도 여전해 구직자들이 취업문턱을 넘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기업들은 너나없이 학력 등 스펙파괴를 외치며 다양한 채용방식을 도입했다. 그러다 보니 주요 그룹들의 직무적성검사는 갈수록 복잡하고 광범위해지고 있다.
인성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채용바람도 취지 자체는 좋지만 주관적 평가에 치우쳐 ‘깜깜이’ 전형이 될 소지가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 LG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약 2천명 선발
LG그룹은 오는 9월1일부터 LG통합 채용포털사이트 'LG 커리어스(https://careers.lg.com)'를 통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원서를 접수한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하우시스,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상사, 서브원 등 주요 계열사들에서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하며 규모는 2100명 수준이다.
최대 3개 계열사까지 중복 지원을 할 수 있고 인적성 검사는 한 차례만 실시된다.
채용절차는 서류전형->LG웨이핏테스트(Way Fit Testㆍ인성검사) 및 적성검사->면접전형의 순서다. 인적성 검사일은 10월10일이다.
LG그룹의 인성검사인 웨이핏테스트는 개인별 역량이나 직업 적합도를 확인하는 것이다. 상반기에 50분 동안 342문항이 출제됐다. 적성검사는 직무수행 기본 역량을 검증하는 평가로 140분간 모두 125문항에 답변해야 한다.
LG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10대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전 채용과정에서 직무와 관련이 없는 스펙과 불필요한 개인정보 입력란을 없앴다. 공인어학성적이나 자격증은 직무에 필요한 경우만 입력하도록 했다.
LG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적성검사에 한국사와 한자문제도 출제하기 시작했다. 인문학적 소양을 통한 통합적 사고능력도 평가에 포함했다.
◆ 삼성그룹, 복잡하고 더 깐깐해진 공개채용
삼성그룹은 이번 하반기 공채부터 새로 바뀐 채용제도를 적용한다. 삼성그룹이 공채방식을 전면 변경한 것은 20년 만이다.
채용전형이 ‘직무적합성 평가-삼성직무적성검사(GSAT·옛 SSAT)-실무면접-창의성면접-임원면접’ 순의 5단계로 세분화됐다. 첫 관문인 직무적합성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 GSAT 시험에 응시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처음 실시되는 직무적합성 평가는 연구개발과 소프트웨어 직군, 영업 및 경영지원직군으로 나눠 진행된다. 현업 직원들이 평가위원으로 참여해 블라인드테스트를 진행한다.
면접전형에 실무능력 뿐 아니라 창의성이 새롭게 추가된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지원자와 면접위원이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원자의 독창적 아이디어와 논리전개 능력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구체적인 채용인원을 밝히지 않았으나 지난해 하반기 수준인 4천여 명을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 현대차그룹, 10월9일 인적성검사 실시
현대차그룹은 올해 하반기 4천여 명을 뽑는다. 9월 초 공고를 낼 예정이며 현대차그룹의 인적성검사(HMAT)는 10월9일로 정해졌다.
현대차그룹의 모든 계열사가 이날 HMAT를 치르도록 돼 있어 10만 여명이 넘는 응시자들이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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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하반기 개최된 현대차그룹 잡페어. |
현대차의 공채절차는 크게 3단계다. 서류전형, HMAT, 핵심역량 면접, 직무역량 면접으로 구성된 1차 면접을 거친 뒤 종합면접, 영어면접으로 이뤄진 2차 면접 그리고 신체검사 순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자기소개서에서 직무와 무관한 사진, 가족사항, 해외거주 경험 등 13개 항목을 배제했다. 면접에서 영어회화 능력평가는 강화됐다.
현대차그룹은 9월4일 서울 강남사옥에서 ‘잡페어 시즌8’을 개최한다. 구직자가 여기에 참여해 ‘자기PR’을 신청한 뒤 선정되면 하반기 공채에서 서류전형을 면제받을 수 있다.
기아차는 서류전형, HMAT, 1차 면접, 2차 면접 등의 순서로 채용을 진행한다. 기아차는 직무에 적합한 인재선발을 위해 K형, I형, A형 인재군으로 구분하는 등 맞춤 전형을 실시한다.
이밖에 로템,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글로비스 등 현대차그룹 9개 계열사도 현대기아차와 비슷한 시기에 하반기 공채를 진행한다.
◆ 최태원 특별사면, SK그룹 공채에 훈풍 예고
SK그룹은 올해 하반기 공채인원을 대폭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9월부터 공채를 시작하려했으나 채용규모 등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으면서 청년고용 확대에 강한 의지를 보인 만큼 채용규모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최근 남북한 긴장국면에서 전역 연기를 신청한 장병을 신입사원 채용에서 우선해 뽑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SK그룹은 지난해 신입 및 경력사원을 7700여 명 채용했다. 지난해 하반기 채용인원은 약 1천명 수준이었다.
채용일정과 방식은 9월경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서류 및 필기전형을 통과하면 학력과 무관하게 면접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열린 채용’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9월7일 ‘SK탤런트 페스티벌’을 개최해 채용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