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의 마지막 문턱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넘어섰지만 주가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두 회사 합병이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증권사 예측이 빗나가고 있다.
삼성물산 주가는 7일 전일보다 5.25% 하락한 5만2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가 3거래일 연속 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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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과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
삼성물산 주가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종료일인 6일 3.50% 떨어졌는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끝난 뒤 낙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제일모직 주가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제일모직 주가는 7일 전일보다 4.66% 떨어진 15만3500원을 기록했다. 역시 3일 연속 주가가 떨어졌다.
두 회사의 주가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에 주식매수청구 행사가격 근처에서 움직이다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마감을 전후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제일모직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의 98% 수준인 반면 삼성물산 주가는 주식매수청구가의 91%까지 하락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두 회사의 주가가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가라앉지 않고 있고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남은 지분도 처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엘리엇매니지먼트에게 남은 삼성물산 지분은 2.17%다.
삼성그룹은 제일모직이 자사주를 매입하고 삼성전자가 배당규모를 확대하는 등 주주친화 정책에 나서고 있으나 주주들이 떠나는 걸 막지 못하고 있다.
합병이 결정된 7월17일 이후 6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물산 주식 494만 주를 순매도하며 지분률을 3%p 이상 떨어뜨렸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는 합병 이후에 합병 시너지에 대한 시장의 확신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 주가를 끌어올릴만한 계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당장 어떤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합병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신공장 건설이나 내년 삼성바이오에피스 상장 등 길게 보면 통합 삼성물산 주가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물산은 7일 모두 1171만730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금액으로 6702억6천만 원 규모다.
이 가운데 대부분인 6400억 원 가량을 엘리엇매니지먼트(4.95%)와 일성신약(2.37%)이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모직의 경우 한 주만 주식매수청구권을 접수했다.
두 회사의 합병안에서 1조5천억 원 이상의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지 않으면 합병이 유효하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이를 밑돌면서 두 회사는 합병의 마지막 고비를 넘겼다.
통합 삼성물산의 합병기일은 9월1일이다. 9월14일 통합 삼성물산 신주가 발행되고 15일 증시에 상장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