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jelee@businesspost.co.kr2019-10-18 15: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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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이 고액자산가 고객을 기반으로 리츠 공모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최근 이뤄진 롯데리츠 일반 청약과정에서 인수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일반청약 경쟁률을 보인 것은 고액자산가 고객을 중심으로 리츠 공모에 경쟁력을 높인 덕분이다.
▲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리츠는 주식 등을 발행해 모집한 자금으로 부동산을 구입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임대수익과 매각수익의 90% 이상을 배당으로 분배하는 부동산 특화 투자회사 또는 투자신탁을 말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10억 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고액자산가가 삼성증권에 많이 있어 이러한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리츠 공모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이 고액자산가를 대규모로 고객으로 두고 있는 점 등이 리츠 공모를 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은 올해 3월 기준 1억 원 이상의 고액자산가 10만7천 명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대우 다음으로 가장 많은 고액자산가를 고객으로 뒀다.
롯데리츠 일반청약은 11일 마감됐는데 경쟁률 63.28대 1로 집계됐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일반청약 경쟁률은 67.05대 1을 제외하면 인수기관 가운데는 삼성증권의 일반 청약경쟁률이 63.71대 1을 보여 가장 높았다.
인수기관인 KB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각각 60.66대 1, 60.09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데 그쳤다.
삼성증권은 롯데리츠 일반청약을 할 수 있는 조건으로 자산평가 평균잔고 2천만 원 이상이고 8일 이전에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점을 제시하는 등 다른 증권사와 비교하면 청약에 제약이 있었음에도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롯데리츠는 10월30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상장이 예정돼 있다. 롯데리츠가 투자한 부동산자산은 롯데쇼핑이 보유한 백화점, 마트, 아울렛 등 8곳으로 감정평가금액은 약 1조5천억 원에 이른다.
삼성증권은 롯데리츠 공모에서 거둔 자신감을 바탕으로 리츠 공모에 더욱 속도를 내기로 했다.
올해 안에 상장이 예정된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 밸류플러스리츠’의 상장주관사로 정해졌다. 또 ‘이지스 레지던스리츠’의 상장주관사로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리츠의 상장주관사, 인수기관 등을 맡으면 공모규모가 큰 데다 수수료율도 비교적 높게 제시된다. 삼성증권이 리츠 공모를 통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리츠 수요는 국내 금융시장이 유례없는 저금리시대를 맞으면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리츠 일반청약 경쟁률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인 63.28대 1까지 치솟았던 것도 안정적 수익을 노리는 유동자금이 넘쳐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만 해도 신한알파리츠의 일반청약 경쟁률은 4.3대 1, 이리츠코크렙은 0.5대 1, 모두투어리츠는 1.0대 1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경쟁률이 치솟은 것이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롯데리츠의 경쟁률이 높다는 것은 부동산으로 유입되고 싶은 시장의 유동자금이 얼마나 많은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리츠 관심이 높은 이유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베이비부머세대의 본격적 은퇴 등이 맞물려 안정적 수익을 얻으려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금리기조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기준금리를 1.50%에서 0.25%포인트 낮췄다. 기준금리 연 1.25%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라 연구원은 “저금리기조가 이어져 간접투자상품과 관련한 시장상황도 좋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이자나 배당, 임대료와 같은 안정적 소득을 줄 수 있는 리츠 등의 인컴자산은 소득(인컴)을 재투자해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어 자산가치를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