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이르면 오는 15일 포스코의 기업설명회를 통해 포스코 경영쇄신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지난 5월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만들고 매주 두 차례 이상 회의를 열어 쇄신안 마련에 힘써왔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15일 한국거래소 1층 국제회의장에서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경영전략을 설명하는 기업설명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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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포스코는 그동안 분기 실적발표를 컨퍼런스콜을 통해 진행했다. 지난 1분기 실적도 컨퍼런스콜을 통해 발표했다.
이번에 포스코가 따로 기업설명회를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경영쇄신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당초 포스코가 검찰수사가 마무리된 뒤 수사결과를 담은 쇄신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지만 검찰수사가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검찰수사와 무관하게 쇄신안을 내놓는 쪽으로 방향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 내부에서 경영쇄신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강한 상황이어서 내부기대를 충족해야 한다는 판단도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안팎의 시선은 권 회장이 포스코 쇄신안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에 모아지고 있다. 권 회장은 지난 5월 비상경영쇄신위원회 발족 직후 "내외부 관계자들이 납득할 만한 쇄신안을 만들어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비상경영쇄신위원회는 구조조정, 책임경영, 인사혁신, 거래관행, 윤리의식 등 5개 분과위로 나눠 경영쇄신 방안을 마련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구조조정과 인사혁신이다.
포스코는 8월까지 자산매각을 통해 1조5천억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권 회장이 올해 초 기업설명회에서 1조 원의 현금을 확보할 것이라 말했지만 이를 초과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해외법인에도 칼을 대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어 권 회장이 해외법인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할지 주목된다.
인적쇄신 폭도 관심의 대상이다.
권 회장은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발족시키며 전 계열사 대표의 사표를 받았다. 권 회장은 이를 계기로 강력한 인적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임원 임금이 삭감될 가능성도 있다. 비상경영쇄신위원회에서 임원 임금 10%를 깎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임원들이 책임경영을 실천하면서 조직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포스코 임원들이 임금을 삭감하게 되면 지난 2014년 3월에 이어 두 번째다. 권 회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기본급의 30%를 반납한다고 밝혔고 그 뒤 임원들이 자율적으로 임금의 10~25%를 삭감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비리를 막기 위해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의 도입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뇌물수수나 횡령 등 중대한 비리에 대해 한 번만 잘못해도 곧바로 해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연이은 검찰수사로 포스코의 이미지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내부단속을 강화해 미리 비리를 철저하게 막아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또 협력사에 대한 부당행위나 사내 성희롱 등 윤리의식에 관한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쇄신안 마련을 위해 회사 안팎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철강업 특유의 남성 중심적 조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의 고질적 병폐로 꼽히는 폐쇄적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의 조직문화가 보수적이고 외부인사에 우호적이지 않은 탓에 외부에서 들어간 경영진이 개혁을 하려다가도 내부의 벽에 부딪친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