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타결이 임박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이 강력히 추진해 온 구조조정도 미래가 불투명하다. 정 사장은 방산비리로 불구속기소돼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 SK이노베이션, 3분기 영업이익 감소 전망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6일 “SK이노베이션이 2분기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매출 13조4086억 원, 영업이익 7751억 원을 기록하겠지만 3분기 매출 13 6574억 원, 영업이익 3992억 원으로 2분기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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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
SK이노베이션은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정유사는 재고분 가격이 낮아져 손실을 입는다.
유가가 1달러 하락할 때마다 국내정유사는 재고손실로 200억~400억 원의 영업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도 “지난해 국제유가가 1달러 떨어질 때마다 SK이노베이션은 350억 원의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국제유가 급락으로 정유사업에서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각각 7천억 원과 3천억 원의 재고손실을 입었다.
지난 3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 전자거래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 대비 2.48% 하락한 배럴당 55.52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선물시장에서 8월 인도분 북해산브렌트유 역시 지난주 5%나 급락했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이유는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곧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은 7일을 협상마감 시한으로 정하고 이란 핵문제를 협상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핵협상이 타결되면 미국 등 서방국가는 이란에 가해진 경제제제를 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만수르 모아자미 이란 석유부 차관은 지난 5일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경제제재가 해제되면 원유수출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하루 평균 120만 배럴인 이란의 원유수출규모를 230만 배럴수준으로 늘리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이란이 원유수출을 늘리면 최소 5달러에서 최대 10달러 이상의 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6일 전날보다 7500원(6.30%) 급락한 11만1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 정철길 불구속기소, 운신폭 좁아져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추진했던 구조조정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정 사장은 방위산업비리와 관련돼 5일 불구속기소됐다. 정 사장은 향후 법정에서 방산비리와 관련돼 재판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정 사장이 추진했던 SK이노베이션의 구조조정 계획들은 추진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SK이노베이션 사장으로 취임한 뒤 SK이노베이션의 차입금을 8조 원 대에서 올해 안에 6조 원 수준으로 줄이겠다며 자산을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강력히 추진해 왔다.
정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의 윤활기유 자회사 SK루브리컨츠의 상장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차입금을 줄이는 데 온힘을 쏟았다.
그러나 정 사장이 방산비리로 불구속기소되면서 SK루브리컨츠의 미래는 불투명해졌다는 말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를 어떻게 할지 여전히 미정”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