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 JB금융지주 회장과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이 금융지주사 아래 은행 2개를 계열사로 두는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두 회장은 각각의 은행이 고유한 브랜드 가치와 고객 충성도를 유지하고 있어 통합보다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
◆ ‘투뱅크 체제’ 수혜주 JB금융과 BNK금융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금융지주사 업무위탁 규제완화를 추진하면서 JB금융과 BNK금융이 수혜를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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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겸 광주은행장. |
이 규제에 따라 하나금융, JB금융, BNK금융 등은 2개의 계열사 은행 가운데 한쪽을 이용하는 고객이 다른 쪽의 영업점을 찾아가도 입금과 출금 등 기본적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최진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사 아래 계열 은행 2개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 각 은행간 입금과 지급업무 위탁이 허용되면서 은행들의 연계영업이 활성화하고 영업점포망의 접근성과 금융거래의 편의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을 제외한 JB금융과 BNK금융은 계열 은행들을 독립적으로 경영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JB금융은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을, BNK금융은 부산은행과 경북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김 회장은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각각의 브랜드 파워가 확고하고 영업지역도 겹치지 않는다”며 “선의의 경쟁관계를 유지하면서 은행간 공동영업망 운영과 연계영업 등 시너지를 내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성 회장도 “많은 증권사 연구원들이 두개 은행 체제의 시너지가 더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며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신용카드와 투자은행(IB) 사업부문의 매트릭스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 은행 합병보다 따로 경영하는 것이 이득 커
김 회장과 성 회장은 JB금융과 BNK금융의 계열 은행들이 주로 영업하는 지역이 크게 겹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두 개의 은행 체제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JB금융은 전북은행의 주요 영업지역인 전라북도에 광주은행의 영업점 1개만 두고 있다. 전북은행은 광주에 아예 영업점을 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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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 |
김 회장과 성 회장은 계열 은행들을 합병할 경우 흡수되는 쪽의 은행이 보유한 브랜드 가치와 고객층을 잃을 가능성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JB금융은 전북은행보다 총자산 규모가 더 큰 광주은행을 인수했다. 광주은행은 광주와 전라남도 지역에서도 42조 원 대출시장의 24.4%를 차지하고 있다. 전라북도 지역의 대출시장 25조 원보다 시장이 더 크다.
BNK금융도 경남은행을 인수할 때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비롯한 지역민들의 반대에 부딪쳤다. 홍 도지사는 지난해 경남은행이 맡고 있던 약 4850억 원 규모의 경상남도 제1금고 운영권을 NH농협은행에 넘기도록 결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JB금융과 BNK금융은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을 인수할 때 이미 지역민들의 반발을 샀다”며 “계열 은행들이 주요 영업지역에서 보유한 브랜드 가치와 고객 충성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독립경영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