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이 자진사퇴했다.
전 사장은 권오준 회장 보좌역을 맡아 포스코의 사우디 국민차 프로젝트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포스코 가치경영실장에서 경질된 조청명 부사장은 다음 달 포스코플랜텍의 대표이사에 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사장과 함께 보직에서 해임된 한성희 포스코그룹 홍보실장(상무)은 아직 보직이 결정되지 않았다.
이로써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의 갈등은 일단락됐다. 전 사장은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가스전 매각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를 공개적으로 반대해 포스코 경영진과 갈등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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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사장 |
전 사장은 16일 오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대우인터내셔널 임시 이사회에서 “회사 안팎으로 가중되는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그룹 주력계열사 대표이사로서 무거운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며 “제가 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조속한 사태수습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사의를 밝혔다.
전 사장은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됐던 미얀마가스전 분할과 매각 검토는 이제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내부정리가 됐는데도 외부에서 아직도 항명, 내분, 해임 등으로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며 “그룹과 회사, 임직원과 주주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가장 미래 지향적이고 대승적인 방향이 무엇인가 깊이 고민한 끝에 용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일을 전화위복으로 삼아 임직원들이 합심하면 좋겠다”며 “그룹과 회사의 융합과 화합이 한층 더 발전적 방향으로 나아갈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전 사장은 지난달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가스전 매각을 검토하자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혔다.
전 사장은 포스코가 전 사장의 반대를 ‘항명’으로 받아들여 해임을 추진하자 “경영 정상화와 조직 안정화가 우선”이라며 사실상 사퇴거부 의사를 밝혔다.
포스코는 전 사장 해임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하루 만에 해임을 철회했다. 대신 문건유출과 언론보도 내용에 대한 책임을 물어 조청명 가치경영실장(부사장)과 한성희 홍보실장(상무)을 보직에서 해임했다.
전 사장은 지난 12일 “그룹 구조조정 문제로 대내외에 갈등과 불협화음이 있는 것으로 비친 데 대해 최고경영자로서 책임을 느낀다”며 “이른 시일 내에 이사회를 열어 경영현안에 대한 설명과 함께 공식적 거취를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이날 이사회에서 최정우 기획재무본부장(부사장)을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최 부사장은 포스코 전무를 거쳐 대우인터내셔널 부사장을 역임했다.
최 부사장은 전 사장의 사임에 따라 임시로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두 달쯤 뒤에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차기 대표이사를 선임한다.
차기 대표이사로 김영상 철강본부장(부사장)이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 김 부사장 역시 대우그룹 출신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