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이 증권사들의 '새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발행어음 4호 사업자'가 등장할 수도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신한금융투자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왼쪽)과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
공정거래위원회의 미래에셋그룹 일감 몰아주기 조사가 끝나가면서 미래에셋대우는 발행어음 사업자 심사재개를 앞두고 있고 신한금융투자는 조만간 초대형 금융투자회사(IB)에 오르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에 이어 발행어음사업을 하게 될 증권사로 미래에셋대우와 신한금융투자가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IB)가 만기 1년 이내로 자체 신용에 따라 발행하는 어음이다.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투자금융(IB)사업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초대형 종합금융투자들에게 '핵심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2017년 11월 일찍부터 금융위에 발행어음사업을 위한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했지만 금융위는 공정위의 미래에셋그룹 일감 몰아주기 조사를 근거로 1년이 넘도록 심사를 보류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가 1~2개월 안에 끝날 것으로 예상되며 미래에셋대우가 발행어음 인가에 기대를 품을 수 있게 됐다. 발행어음 사업자 선정은 공정위 징계 여부와 무관하게 이뤄진다.
최근에는 금융당국이 금융투자회사의 신규사업 인가가 너무 늦어지지 않도록 ‘최대 심사 중단기간'을 6개월로 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놔 미래에셋대우의 단기금융업 심사가 재개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완화와 별도로 공정위 조사가 마무리되면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조사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도 발행어음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8월 66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3월 말 기준 3조3902억 원으로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면 4조 원을 넘어서게 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유상증자를 한 뒤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를 신청할 계획을 세웠다. 신청 이후 60일 안에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한금융투자는 10월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지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발행어음시장에 빨리 진출할수록 유리한 위치에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신한금융투자는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지정된 뒤 이른 시일 안에 발행어음사업을 위한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한금융투자는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지정돼야 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 반면 미래에셋대우는 공정위 조사가 끝나는 대로 심사가 재개될 수 있다. 발행어음 4호 사업자가 될 가능성은 미래에셋대우가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가 5~6개월가량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래에셋대우는 이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 1분기 안에 발행어음 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투자가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지정된 뒤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을 서두르면 2020년 상반기 안에 발행어음시장에도 진출할 수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사업은 초대형 금융투자회사라면 어느 회사나 욕심을 낼 만한 사업"이라며 "발행어음시장에 또 다른 증권사가 진출하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