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금호산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매각가 협상에 들어가기로 했다.

금호산업 본입찰은 지난달 28일 단독응찰한 호반건설이 채권단의 기대치 보다 낮은 6007억 원을 써내는 바람에 무산됐다.

  박삼구와 채권단, 금호산업 가격 놓고 샅바싸움 시작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채권단이 박삼구 회장과 협상을 벌여 제값을 받고 금호산업을 매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52개 채권단에게 박삼구 회장과 수의계약 진행 동의를 물은 결과 채권액의 98%가 찬성의사를 표시했다.

이는 채권단 보유지분 57.54% 가운데 56.28%가 박삼구 회장과 직접 매각하는 협상을 벌이는 데 찬성했다는 의미다.

채권단은 오는 6월까지 삼일회계법인과 인진회계법인을 통해 금호산업 매각가치를 추산해 7월 매각가를 결정하고 박 회장과 협상을 시작한다.

매각가는 금호산업의 기업 가치에 아시아나항공 등 금호산업 계열사들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산정한다.

박삼구 회장은 채권단으로부터 금호산업 경영권 지분(50%+1주)을 사들일 ‘우선매수 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은 채권단으로부터 가격을 통보받은 뒤 8월까지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결정해야 한다.

박 회장이 채권단이 제시한 금액에 동의하지 않으면 채권단은 다시 일방적으로 가격을 통보할 수 있다. 박 회장이 이를 또 거부하면 채권단은 거부통보를 받은 뒤 6개월 내에 같은 조건으로 제3자와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채권단이 박삼구 회장과 단독으로 매각협상을 진행하기로 결정하자 박 회장쪽은 합리적 가격을 제시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채권단이 실사를 통해 합리적 가격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절차에 따라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호반건설이 제시한 금호산업 인수가격이 시장가격에 부합한다고 보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대금을 마련하는 데도 자신감을 보였다. 박 회장은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고 있어 순리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채권단은 그동안 금호산업에 투입한 금액이 3조 원 안팎인 만큼 최대한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높은 가격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채권단은 금호산업의 적정가격을 9천억 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