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국제자산신탁 인수를 두고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과 맞붙을까?
손 회장이 공들여 온 국제자산신탁 인수에 김 회장도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손 회장의 비은행부문 강화전략이 예상하지 못한 난관을 만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왼쪽),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오른쪽) |
18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부동산신탁사 신규 인가를 얻는 데 실패한 뒤 부동산신탁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 회장이 부동산신탁사를 인수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손 회장과 국제자산신탁을 두고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자산신탁은 사실상 시장에 매물로 나온 유일한 부동산신탁사다.
생보부동산신탁이 국제자산신탁과 함께 시장에 매물로 나온 부동산신탁회사로 구분됐지만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50%를 들고 있는 교보생명은 경영권 문제와 기업공개 등 현안을 먼저 해결하기 위해 이를 당분간 매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 관계자도 이날 “생보부동산신탁 매각과 관련된 어떤 논의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손 회장과 김 회장의 관심이 몰린다면 국제자산신탁 인수전은 지금까지와 다른 방향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손 회장은 지분 ‘50%+1주’ 인수를 두고 국제자산신탁과 올해 초부터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국제자산신탁은 신한금융지주가 아시아신탁을 인수할 때 적용한 주가 순자산비율(PBR)로 지분가치를 계산해 손 회장에게 지분 50%+1주의 가격으로 1100억 원가량을 제시했고 계약이 거의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회장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생기면서 국제자산신탁 몸값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NH농협금융지주가 인수전에 뛰어든다면 국제자산신탁의 몸값은 자연스럽게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부동산신탁사 매물이 귀한 데다 수익성도 높은 만큼 국제자산신탁이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매각가격을 높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부동산신탁사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확실하게 비은행 부문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지주들이 반드시 인수해야 할 금융회사로 꼽힌다.
부동산신탁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시각도 있지만 지난해 상반기까지 부동산신탁사는 역대 최대 순이익 2853억 원을 내는 등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게다가 부동산신탁사 추가 인가는 앞으로 없거나 많은 시간이 지나야만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NH농협지주가 고배를 든 이번 부동산신탁사 신규 인가도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이뤄진 것이었다.
김 회장은 지난해 금융위원회에 'NH농협부동산신탁'을 신규 설립하겠다며 부동산신탁사 인가를 신청했지만 3일 예비 인가 대상으로 신영증권, 한국투자금융지주, 대신증권 등 3개 회사가 선정돼 인가 취득에 실패했다.
국제자산신탁 인수를 두고 우리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는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부동산신탁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반면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사를 인수할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