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중동 프로젝트 앞에 ‘대우’ 브랜드라는 암초가 등장했다.
권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해 ‘사우디국민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권 회장은 이를 통해 포스코 자동차용 강판의 수출을 늘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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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대우차’라는 브랜드를 쓰려고 하나 이 브랜드는 한국GM이 소유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날은 이 브랜드를 되찾으려고 하지만 한국GM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자칫 법적공방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포스코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은 16일 한국GM에 '대우(DAEWOO)' 브랜드 사용권을 돌려달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계약서에 일정기간 대우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사용권을 돌려받는다는 조항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GM 관계자는 “2002년 맺은 상표권 계약에 따르면 대우인터내셔널은 계약을 해지할 권한이 없다”며 “한국GM은 세계에서 자동차와 관련한 대우 상표를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독점사용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은 대우인터내셔널이 상표권을 주장하거나 상표를 사용할 경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대우 브랜드 분쟁은 포스코그룹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국민차사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민들에게 저렴하게 자동차를 보급하기 위해 사우디국민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해 이 사업에 참여한다.
권 회장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중동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사우디아라비아 국민차에 포스코의 자동차용 냉연강을 납품하려고 한다. 포스코는 현대차그룹이 현대제철을 통해 철강을 공급받자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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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 |
사우디아라비아 국민차 프로젝트를 전담하는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는 사우디국민차 이름으로 '사우디 킹 대우'를 선정하고 대우인터내셔널에 대우 브랜드 사용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 브랜드는 중동, 동유럽, 동남아등 외국에서 인지도가 높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국내와 해외 159국에서 자동차분야를 제외한 모두 3448건의 대우 브랜드 상표권을 등록해 보유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상표권을 통해 받는 브랜드 로열티만 해도 지난해 기준으로 약 31억에 이른다.
그러나 대우차는 GM에 인수되고 자동차와 관련한 대우 상표는 한국GM이 소유하고 있다. 한국GM은 2011년부터 GM본사의 브랜드 통일화 정책에 따라 자동차 브랜드를 ‘쉐보레’로 교체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