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동원씨가 “
문재인 대통령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당 대표로 원한다는 얘기를
김경수 경남도지사로부터 들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김씨는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뇌물공여 결심공판에 참석해 김 지사와 나눈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 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와 '드루킹' 김동원씨. <연합뉴스> |
김씨는 문 대통령에게 보고됐다는 ‘경제민주화 보고서’를 놓고 증언했다.
경제민주화보고서는 김씨 등이 개설한 인터넷 카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이 작성한 문건이다. 재벌기업을 인수합병해 얻은 수익금으로 자치공동체를 건설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2017년 6월7일 김 지사를 만났다며 “문 대통령이 보고서 내용을 수락했는지 궁금해 물었더니 김 지사가 ‘사실상 거절하는 방식으로 얘기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김 지사가 ‘문 대통령이 보고서에 나온 기업 가운데 삼성이나 네이버는 건드리지 말라고 얘기했다’고 전달했다”며 “그래서 기분이 좋지 않았고
문재인 정부랑 같이 할 게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안 전 지사를 당 대표로 원했다는 내용의 이야기도 꺼냈다.
김씨는 “내가 보고서 때문에 불쾌해하자 김 지사가 ‘문 대통령이 안 지사를 당 대표로 만드는 데 관심이 있으시다’고 했다”며 “안 지사가 당에 지지기반이 없으니 경공모가 돕는 형태로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김 지사와 통화한 내용도 설명했다.
김씨는 “김 지사가 '안 지사를 당 대표로 만드는 데 문 대통령 허락을 받았으니 너는 대기하고 있으라'고 했다”며 “김 지사가 ‘내가 안 지사를 설득할 테니 그때 움직여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김 지사의 보좌관 한모씨에게 500만 원을 건넨 것도 안 지사 일을 함께할 '동지'로 생각해서 생활비 명목으로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청탁 대가가 아니었다는 취지다.
그러나 한씨는 법정에서 “매번 집요하게 만나자고 요구하고 약속장소 잡은 게 김동원이고 나는 한 번도 먼저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며 “뇌물공여 혐의를 부인하기 위해 나를 파렴치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뇌물 공여 등 혐의로 ‘드루킹’ 김씨에게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공범 ‘성원’ 김모씨와 ‘파로스’ 김모씨에게는 각각 징역 6개월과 4개월을 구형했다. 이들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한모씨에게는 징역 8개월을 구형했다.
특검은 “김씨 일당은 지난 대선 뒤 총선까지 인터넷 포털 댓글을 조작하는 대가로 공직을 얻기 위해 김 지사 쪽 보좌관에 금품을 제공했다”며 “동기가 불량하고 뇌물공여 혐의가 중대하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