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왼쪽부터 정몽준 의원, 이혜훈 최고위원, 김황식 전 총리 |
김황식 후보는 정말 ‘박심’을 업은 것일까? 새누리당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컷오프 도입을 놓고 하루내 뒤숭숭했다.
컷오프를 거쳐 삼자대결 구도에서 양자대결 구도로 바뀔 가능성이 제기되는 과정에서 이른바 박심 논란이 가열됐다. 이혜훈 후보를 떨어뜨려 정몽준 후보와 정면대결을 펼치고 이 과정에서 친박 표의 분산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이 절로 나왔다. 그러다 다시 삼자대결로 결론내면서 이번에는 김 후보 쪽이 반발하고 나섰다.
컷오프 논란은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여론조사를 거쳐 서울시장 경선 후보를 3명에서 2명으로 압축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격렬하게 나타났다. 후보들 사이에서 치고받는 공방전이 치열하게 나타나자 새누리당 공천위는 27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경선 후보 3명을 확정했다고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김 후보 캠프의 이성헌 전 의원은 공천위 발표 이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김황식 후보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당 지도부, 특히 공천위의 처사로 마치 ‘특혜’에나 기대려는 사람처럼 일방 매도되고 있다”며 “김 후보는 당 지도부가 지금까지 경선관리와 관련해 빚어진 일련의 혼선과 오해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있도록 분명한 해명과 구체적 재발방지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런 발언은 김 후보가 박심 오해를 사게 된 데 대한 반발처럼 보이지만, 깊이 들어가면 양자 대결 구도가 형성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의원은 “일부 참모들은 이런 상황을 계속 방치한다면 경선이 의미 없다고 생각해 경선 참여에 대해서 강경한 의지를 보였다”며 경선불참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 후보는 컷오프 논란이 일자 양자 대결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총리는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2자 대결 구도가 합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컷오프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 대선의 이정희 후보의 예를 들며 “3자가 끼어들면 분위기를 흐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몽준 후보와 이혜훈 후보는 컷오프에 대해 격렬하게 반발했다. 물론 그 지향점은 다르다. 정 의원은 박심 의혹을 제기하고 친박인 이 후보는 김 후보가 박심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반발의 강도는 거의 동일하다.
정 후보는 이날 SBS라디오에서 “컷오프 논의는 특정 후보를 도와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며 반발했다. 정 의원은 “이런 사태를 일으킨 사람들은 책임져야 한다”고 책임론까지 꺼내 들었다.
이 후보는 MBC라디오에 출연해 “전례에 없는 일” “상식 이하의 일”이라며 거세게 항변했다. 이 후보는 “특정 후보를 유리하게 해주려는 룰의 변경”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새누리당 경선 후보 세 명 중 지지율이 가장 낮아 컷오프를 실시할 경우 탈락이 유력시된다.
김 후보의 선거캠프에 이미 이성헌 전 의원 등 친박세력이 모여들고 있다. 김 후보는 “김기춘 비서실장과 상의했다”는 발언으로 박심 논란의 한 가운데 자신을 스스로 세워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컷오프를 통해 2명으로 후보를 압축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역시 친박인 이 후보를 경선에서 배제해 친박의 표가 분산되지 않고 김 후보로 결집하도록 하기 위한 조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심재철 최고위원조차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특정 후보를 밀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심 최고위원은 “컷오프는 숫자가 너무 많아 물리적으로 곤란할 때 실시하는 것”이라며 “과거 대선 경선 때도 빅2 다음에 한 자릿수 후보도 자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일보는 이날 6월 지방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새누리당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정 후보가 지지율 45.6%로 1위를 차지했고 김 후보는 27.9%로 그 뒤를 따랐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7.7%로 두 후보에게 크게 뒤처졌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양자대결 결과는 세 후보 모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후보는 박 시장과 지지율 1.7%p 차이로 박빙이었고, 김 후보는 19.9%p, 이 후보는 32.2%p의 격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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